제20대 대통령선거 윤석열 당선인 ‘조속 추진’ 공약
2015년 11월 발표 후 6년여 동안 찬-반 갈등 심화
첨예한 대립 상황 어떻게 풀어갈지는 새 정부 과제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로 인해 제주에서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이면서 그간 수면 밑에 머물던 제2공항 사업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8대 제주공약 중 하나가 ‘제2공항 조속 추진’이기 때문이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2공항 사업은 서귀포시 성산읍 일원 545만여㎡에 여객터미널과 활주로 1본(폭 45m, 길이 3200m), 44개 계류장, 주차장 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5조1200억원으로 예정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 정부(교통부)가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조사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2005년 12월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2006~2010)를 고시했고 제주도의회는 2007년 제2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을 건의했다. 같은해 이명박 대통령 공약으로 제주신공항 개발사업이 채택되기도 했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박근혜 정부 시절 탄력이 붙었다. 대통령 공약으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이 포함됐고 2014년 국토교통부가 제주항공수요연구 용역을 조사한 데 이어 이듬해 11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통해 성산읍 일원을 후보지로 제2공항 추진을 발표했다.
제2공항 사업은 이후 수많은 갈등 상황이 벌어졌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제2공항 사업의 절차적 문제, 환경적 문제, 제주의 수용성 문제 등을 집중 거론했다. 제2공항 반대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해 서울에서, 세종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졌고 현 제주국제공항 확장을 비롯해 행정주도가 아닌 제주도민의 입장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2020년 12월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여론조사를 합의했고 이듬해 2월 도내 9개 언론사가 함께하는 여론조사가 시행됐다.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진행된 도민 여론조사에서 모두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한국갤럽이 도민 20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p)에서는 찬성이 44.1%, 반대가 47.0%였다. 엠브레인퍼블릭이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19%p)에서도 찬성이 43.8%, 반대가 51.1%로 나타났다.
도는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했고, 국토부가 도의 입장과 사업추진 필요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자 '필요성 의견'을 제시했다. 도는 2021년 3월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뒤 지금까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제2공항 사업은 현재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 용역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제2공항 사업을 반대하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제2공항이 결국 과잉 관광을 부추겨 제주를 파괴하는 길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제주 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와 성산읍청년희망포럼 등은 제2공항 사업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제2공항 사업 추진을 공약한 윤석열 후보(현 당선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내내 제주 다른 대선 후보들과 달리 제2공항 조속 착공을 강조해왔다. 에어시티 지구와 스마트혁신 지구, 항공물류 지구 등 공항복합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제주도당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을 강조하며 “성산읍 예정지와 정석공항, 제3의 장소가 있는데 도민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며 “합당한 보상을 해주고 어떻게 해서든 신속하게 추가 공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지금과 달리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역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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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