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유동규, 엄청난 권한…다 본인 뜻이라 생각 안해"

황무성 前성남도개공 사장…대장동 재판 증인출석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지휘부에서 권한 줬을 것"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상부 지시 있다고 생각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장이 '대장동 의혹' 재판 증인으로 나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공사 내 '실세'라고 들었으며, 그 배경에 당시 성남시장과 성남시 정책실장의 지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검찰의 "하급자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지시를 안 들었는데, 왜 조치를 안 했느냐"는 질문에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어차피 그런 것이 유 전 본부장 본인 뜻이라는 생각이 안든다. 엄청난 권한을 지휘부에서, 시청 쪽에서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성남시장이 됐든, 정책실장이 됐든"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한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을 못 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여러차례여서 상부의 지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전 사장은 자신이 사장임에도 인사 문제나 각종 의사결정을 유 전 본부장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 유 전 본부장은 사장주재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황 전 사장은 "바쁘다고 하고, 선임 본부장인데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저 퇴임할 때 그때만 딱 사진이 있다. 제가 그래서 오늘 앨범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개공에 재직할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고, 성남시청 정책실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이었다. 이들은 2015년 2월께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과정에 연루된 혐의로 고발됐다가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것에 대해 시장 및 정책실장이 공모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황 전 사장은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이 전 후보를 조사하지도 않고 불기소 결정한 것을 두고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한편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직서를 내기 전에 봤던 문서에는 초과이익 환수 관련 내용이 있었는데 사퇴 후 변경된 공모지침서에는 빠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지침서에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된 서류가 바꿔치기된 것 아니냐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이날 황 전 사장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유 전 본부장 등의 비위 의혹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