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학생 125만명 줄었는데…교육교부금 40→80조 2배 증가

올해 2차례 추경에 교부금 규모 역대 최고
초중고 학생 1인당 교부금 1528만원 달해
세수서 20.79% 교육교부금으로 배분 구조
'불합리한 방식' 주장 고개…"개선안 찾아야"

1972년 도입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이제는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방교육청에 배분되는 교육교부금 규모는 내국세수에 연동돼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하지 않는 한 교부금 액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구조다.



8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자료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교육교부금은 81조300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해 초중고 학령인구(6~17세) 532만 명을 대입하면 학생 1명에게 돌아가는 교부금은 1528만원에 달한다.

초중고 교육비로 활용되는 이 교부금은 중앙정부에서 부담한다. 매년 국민들이 납부하는 내국세수 20.79%와 교육세 세수 일부를 더해 확정한다.

당초 지난해 말 국회에서 확정한 올해 교육교부금은 65조원 규모였다. 연초에 2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이뤄지면서 그만큼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금도 늘어난 것이다.

세입 기반 확충을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더라도 이 재원의 20.79%는 변동 없이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비 지출로 이어져야 한다.

이 때문에 추경 편성 단계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과 민생·물가 안정에 쓰기에도 부족한 자금을 법정 지방이전지출로 40%가량 투입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번 62조원 규모의 2차 추경에서 일반지출과 지방이전지출은 각각 39조원, 23조원으로 책정됐다.

경제 성장에 따라 세수는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교육교부금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예산정책처 재정경제통계시스템이 따르면 10년 전인 2013년(41조600억원)과 비교하면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초중고 학령인구는 약 657만 명에서 125만 명가량 줄었다.

이러한 교부금 산정 방식은 합리적인 재원 배분 방식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내고 초중고 학령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복지 정책의 주요 대상자인 고령인구는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은 계속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 교육교부금은 164조5000억원으로 올해에 비해 약 2배 증가하게 된다. 반면 초중고 학령인구는 302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1인당 평균 교부액은 5000만원대 중반까지 늘어나게 된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교육 투자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여전히 늘어나는 내국세 수익의 20.79%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의 부담 수준을 최소 필요 교부금 수준 정도로 제한하고, 부족한 재원은 교육 지자체에서 과세 권한을 부여해 재원 조달의 책무성까지 갖도록 하는 형태의 개선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도 최근 한경연 보고서에서 "교육교부금을 앞으로 계속 운영할지, 아니면 미래 준비를 위한 직업교육, 평생교육, 미래교육 등의 수요 반영 차원에서 새로운 불평등, 격차 해소 차원으로 접근할지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효율적인 운영 방식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만간 개최될 국가재정전략회의에 교육교부금 산정 방안과 관련된 안건이 올라올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준비 중이지만, 안건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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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