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곽상도·50억' 허언"…檢 "거짓말을 디테일하게"

"사업비 분담시키기 위해 곽상도 등 언급"
"'아들 통해 50억 주자' 거짓말한 것 죄송"
"'컨소시엄 곽상도·최순실이 유지'는 농담"
곽상도 식사자리 대해 "기부하라 해 언쟁"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성남시가 1공단 분리개발 행정소송에서 승소하자 브로커가 찾아오길래 반박하려고 법조인들을 언급하며 허언을 한 것이 와전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 등의 8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함께 기소된 김씨가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섰다. 김씨는 공동피고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곽 전 의원 등에 대한 증인의 자격으로 증언하게 된 것이다.

김씨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50억 클럽'이라고 불리는 곽 전 의원 등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증언했다. 김씨는 자신이 곽 전 의원 등을 2016~2017년 사이, 2019~2020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언급했는데 그 이유가 서로 다르다고 했다.

성남시는 대장동과 1공단을 결합해 개발하고자 했다. 당시 이재명(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남시장의 공약이었다. 그러자 분리개발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던 기존 업체가 소송을 제기했고, 성남시는 최종 승소했다.

2016년 판결 후 한 브로커가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이름을 팔며 자신이 '대법원에 입김을 넣었다'며 김씨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자 김씨가 법조기자로서의 인맥을 활용, 곽 전 의원을 비롯한 법조인의 이름을 팔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곽 전 의원 등의 명단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2019~2020년에는 사업비를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에게 부담시키기 위해 거짓으로 50억원을 주어야 한다는 허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나눈 대화에서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줄 방법으로 곽 전 의원 아들 곽모씨,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게 50억원을 줄 방법으로 딸 박모씨가 등장하자 김씨는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디테일하게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김씨가 "죄송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씨는 곽 전 의원 아들 곽씨에게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서도 '성과가 있었고 몸이 아프다고 알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 김씨는 "직원들이 컨소시엄 위기 해소 방법을 물어보면, 제가 농담으로 최순실(최서원)이 해줬다. A(곽 전 의원 아들 곽모씨 이름) 아버지가 해줬다고 말했다. 농담이었고, 제가 먼저 말한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이례적인 혜택을 입은 정황도 공개됐다. 검찰이 화천대유가 곽씨에게 5억원을 대여해주고, 사택을 제공해주고, 법인 차를 준 이유를 묻자 김씨는 "많지 않고 복지와 효율성 차원"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 검찰의 "곽씨에게 지급된 퇴직금과 성과급이 곽 전 의원에게 줘야 한다고 말하던 금액과 일치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곽씨에게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데에는 뛰어난 업무 성과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식당 모임에 대해 김씨는 "곽 전 의원이 술에 취해 '좋은 차 타고 돈 많이 벌었으면 기부도 하고 후원도 하라'고 해서 화가 나 언쟁을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로부터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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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