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책임 망각하고 특정 업체에 특혜, 경기도에 재산상 손해"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하던 시기 관련 물품 구매 계약이 수월해진 틈을 타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 특혜를 주고 수천만원대 금품을 수수한 소방공무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6단독 박혜란 판사는 업무상배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팀장 A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벌금 5000만원, 250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19 이송 구급대원 냉각조끼, 음압형 환자 이송장비 계약 등 55억원 상당의 구급물품 구매 계약을 특정 업체 2곳과 수의계약할 수 있게 돕고, 그 대가로 2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업체들은 2018~2019년 도소방재난본부 상대로 수의계약 체결 및 납품 실적이 전혀 없는 곳들이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맞춰 물품 규격을 변경하고, 부하직원을 통해 자신이 도와주려는 업체보다 싸게 견적을 낸 업체의 견적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코로나19 대응 관련 물품 구매 시 계약심사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해지자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뒤 대가를 받기로 마음먹고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재난관리기금을 보호하며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야 할 책임을 망각한 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 경기도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다른 사람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서 "또 직무와 관해 25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하기도 해 범행의 경위와 내용, 결과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대부분 범행을 부인하며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함께 근무했던 다수의 동료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A씨에게 금품을 준 업체 관계자 2명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한편, A씨는 이 사건 관련 내부 조사를 받고 2020년 12월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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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