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의원, 포항 역대급 태풍 피해에 '나홀로' 추석 현수막....시민들 분노

북구출신으로 남구지역에 집중된 태풍피해 조롱하듯 현수막… 주민들 분개
시장, 시군의원들 아무도 걸지 않았는데 혼자만 50여곳 현수막 게시
피해복구에는 나몰라라, 대통령·고위 당직자 나타나면 모습 보여 주민들 분노
"시민 무시하는 안하무인인지 현실 감각이 없는 건지 도대체 이해 안 돼"

경북 포항시 북구 출신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사상 유례없는 태풍피해에도 아랑곳 없이 시내 곳곳에 '따뜻한 한가위 힘나는 민생경제'라는 현수막을 게시해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북구출신으로 남구지역에 집중된 태풍피해를 조롱하듯 현수막을 게시해 피해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태풍피해로 이강덕 포항시장과 남구 김병욱 국회의원, 지역출신 시·도의원 중 단 한 명도 추석 명절 현수막을 내걸지 않는 것과 비교되면서 '안하무인'이란 비난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포항지역은 지난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동해면 541.0㎜, 오천읍 509.5㎜, 대송면 453.0㎜ 등 3개 지역 평균 강우량이 501.1㎜라는 기록적 폭우가 내렸다.

이 같은 폭우로 포항에서 9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77개소 대피시설에서 이재민 1000여 명도 생활하고 있다. 공공시설 1841건과 사유시설 1만2188건도 피해를 입었다. 농경지 침수, 유실, 낙과 등 농업시설 피해도 1950㏊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명절을 앞둔 죽도시장 1045개소와 오천시장 115개소, 구룡포시장 112개소 등 전통시장 1748개 점포가 피해를 입어 추석대목장이 물 건너 갔다.

무엇보다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 철강공단내 279개사 중 100개사가 침수 피해를 입어 시 추산 1조8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피해수치는 집계가 마무리되면 더욱 늘어날 전망으로 이번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지역 피해는 역대급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태풍피해로 피해주민들은 물론 민·관·군이 추석을 잊고 피해복구에 매진하고 있는 시점에 지역을 대표해 피해복구와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할 지역출신 김정재 국회의원이 시내 50여개소에 '따뜻한 한가위 힘나는 민생경제'라는 현수막을 게시해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태풍피해복구는 나몰라라하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고위 당정 관계자가 방문할 때만 나타났다 피해복구현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정재 의원이 이 같이 현수막을 게시하자 피해주민들은 침수피해를 정치적 도구로 자신의 영달만 꾀하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따뜻한 한가위 힘나는 민생경제'라는 표현도 태풍피해를 역설적으로 조롱하며 피해주민들과 전통시장 상인, 철강공단 근로자들을 비웃고 있다는 시민들의 분노가 빗발치고 있다.

B시의원은 "지난 설이나 지난 해 추석의 경우 시장은 물론 국회의원, 시도 의원들이 너도나도 추석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시해 도로 곳곳이 현수막으로 넘쳐났다"며 "하지만 올 추석은 이번 태풍 피해로 아무도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고 있지만 유독 김정재 의원만 게시해 시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 인지 현실 감각이 없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송면 주민 A(58)씨는 "태풍 피해로 피해복구에 매진하다 그 동안 마련해 두었던 제수용품이 모두 물에 젖어 쓸 수 없게 돼 죽도시장에 뒤늦게 장을 보려 나왔다 현수막을 보고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며 "이번 태풍 피해로 포항이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조명 받으며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와 구호물품이 잇따르고 있는 데 정작 지역출신 국회의원은 추석 타령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지역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아도 한참 잘못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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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