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한국 먼저 김여사 印방문 요청"
박진 "통상적으로 있기 힘든 일로 생각"
하태경 "사적 욕망에 공적 수단 총동원"
조정식 "文 못가 印 측서 김 여사 초청"
김경협 "당대표 체신차리라…비열하다"
고성끝 정회…외통위 첫날 세번째 파행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에 한국 외교부 의사 타진이 있었다는 보도를 들어 "영부인의 세계 일주 꿈을 이뤄준 '버킷리스트 외교'"라고 비판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도 측에서 문 전 대통령을 초청했는데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인도 측에서 다시 김 여사 초청장을 보내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간 고성이 오가면서 외통위는 이날 세번째로 멈춰섰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대상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박진 장관에게 "당시 영부인 혼자서 전용기로 인도를 다녀오셨는데, 인도 정부의 공식 초청이 있었다고 하니까 논란이 더 확대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진실은, 한국 측이 먼저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요청했고 불과 사흘 만에 수억원의 예비비까지 처리해서 방문이 이뤄졌다"고 질의했다.
이날 TV조선은 2018년 9월 외교부 문서를 인용해 인도 관광차관이 도종한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했고, 한국 외교부가 이후 김 여사의 참석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김 여사를 초청했다는 당시 청와대 입장은 잘못됐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청와대는 우리 정부에서 먼저 인도 순방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한 언론사에 허위 정정보도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도 취하했다"며 "제가 발언한 게 틀리다면 뒤에 계신 외교부 관계자 손 들어보라"고 했다. 손을 든 외교부 관계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구체적으로 파악을 해봐야되겠습니다만, 좀 통상적으로 있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가 이렇게 외국 나가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나. 광화문 촛불시위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자정을 넘긴 시각 "인도 측에서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 축제'와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문 전 대통령을 초청한 건데, 문 전 대통령이 인도를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인도 측에서 다시 김 여사 초청을 다시 제안해온 것"이라며 "사실관계가 이렇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왜곡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곧바로 "'타지마할 소동'은 민주당이 옹호할 수 없는 건"이라며 "처음에는 문 전 대통령을 오라고 했겠지만, 목적이 허황후 (기념공원) 건이라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을 오라고 한 것이고 한국 측이 '김 여사도 가니까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푸시를 했다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문제는 지극히 사적인 욕망을 지극히 공적 수단을 총동원해서 갔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최근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공격이 유난히 강도가 센데, 우리가 의정활동을 항상 '내로남불'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진석 위원장 발언 직후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정 위원장도 맞받아치면서 여야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당대표가 체신을 차리라. 그게 국회부의장인가. 말을 그리 함부로 하나"라며 "제대로 알고 질의를 하든지, 그렇게 질문을 하면 지금이 어느 정부인데 대답을 하나. 그렇게 비열하게 질문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당대표가 왜 나오나. 외통위원으로 질의한 것"이라며 "(외교부 관계자들이)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과 정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대표를 두고 날선 공방도 주고받았다. 김 의원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여사가 왜 경찰학교를 갔느냐"라고 묻자 정 위원장은 "귀(貴)당 대표는 범죄 피의자다. 동일선상에 비교가 되나"라고 했다.
고성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위원장은 이날 세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 11시39분께 속개된 회의는 날짜가 바뀐 5일 0시41분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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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