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청보호, 급류·파도에 선체수색·인양작업 난항

파고 최대 2.5m·풍속 최대 초속 10m…기상 악조건
소허사도 해상으로 이동…인양까지 다소 시간 걸려
인양 마치고 침수 원인·통신 장비 적법 등 조사

24t급 연안통발어선 '청보호' 인양에 나선 해경이 거센 물살과 높은 파도로 선체 수색과 인양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해경은 바지선 고정 작업을 중단, 위치를 옮겨 인양을 다시 시도할 방침이다.

7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청보호를 매단 크레인 바지선과 예인선이 신안군 소허사도 주변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당초 해경은 신안군 대허사도 주변에 정박한 뒤 인양 작업을 이어가려 했으나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인양 지점을 옮기고 있다.

인양 작업이 진행될 소허사도 주변 해상은 대허사도와 직선 거리 기준 약 3㎞ 떨어져있다.

인양 작업을 진행하려 했던 대허사도 주변 해상은 물살이 3노트(시속 5.5㎞)에 다다르는 등 거센 조류가 흐르고 있어 정상적으로 닻을 내리는 것 조차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 상황도 좋지 않다.

현재 대허사도와 소허사도 주변 해상의 풍속은 평소의 1.5배인 4~10m/s로 확인됐다.

파고도 최대 2.5m에 달해 0.5m~1m 내외에 불과했던 지난 5일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같은 악조건을 뚫고 바지선이 안전하게 정박될 경우 못다한 인양 작업이 재개된다.


해경은 선체 결박과 선내 배수 작업, 유실방지망 추가 설치 등을 마친다. 인양 직전에는 선체 균형을 재조정한다.

선체 결박에는 크레인에 연결된 쇠사슬 4개에 크레인용 슬링바를 추가로 투입,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후 원활한 수색을 위해 인양된 청보호를 바지선 위에 똑바로 세운 뒤 선내 정밀 수색에 나서 실종자와 파손 흔적 등을 재차 확인한다.

청보호를 인양해올 곳으로는 목포 일대 조선소와 남·북항 등 목포 시내 주요 항구가 거론된다.

목포항으로 인양할 경우 도착까지 7시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상 상황에 따라 실제 인양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해경은 내다봤다.

인양된 선체가 바지선으로 육상까지 옮겨지면 사고 원인 규명 국면에 접어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해양교통안전공단, 서해해양경찰청, 목포해경 등 관계기관이 합동 감식을 벌인다.

'기관실부터 물이 차기 시작했다'는 선원 증언을 바탕으로 침수 유입 경로와 경위 등도 확인한다.


승선원 변동, 통신기 증설 등 3차례에 걸친 검사와 1차례 정비 과정, 구명뗏목 미작동 여부와 설치 기준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

이밖에 선체 내부에 설치된 항해 장비가 적법하게 설치됐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한다. 청보호 내에는 무전기로 쓰이는 VHF-DSC와 어선위치발신장치인 AIS가 설치돼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출·입항 신고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어선위치발신장치 'V-PASS'는 설치돼있지 않다.

해경 관계자는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인양 일정이 다소 늦춰지고 있다"며 "인양 이후 정확한 사고 경위가 조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선체에서는 기관장 김모(64)씨와 선원 주모(56)씨, 여모(54)씨, 이모(58)와 또 다른 이모(46)씨 등 5명이 발견됐으나 모두 숨졌다. 이로써 실종자는 4명으로 줄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11시 17분께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바다에서 청보호(승선원 12명)에 물이 들어 찬 뒤 전복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사망 선원 5명, 실종은 4명(한국인 2명·외국인 2명)이다. 나머지 선원 3명은 사고 직후 주변 민간 상선에 의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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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