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7월 최대 규모 총파업…MZ노조, 경험 부족"

양경수 위원장, 신년 기자간담회…올해 사업·투쟁 계획 발표
"올해 全투쟁, 反윤석열 투쟁 조준…5월 총궐기·7월 총파업"
"MZ노조 환영하지만 파업 이유 있어"…경사노위 불참 고수
'15일까지 회계장부 보고' 정부 요구에 "내용은 제공 안 해"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8일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과 노조탄압에 맞서 7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데 대해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 어느 때보다 규모 있는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장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총파업은 모두가 함께 하는 총파업을 만들어보자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전날 열린 '제75차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올해 민주노총 사업 방향과 투쟁 계획이기도 하다.



양 위원장은 "작년 화물연대 파업 이후 연초에는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에 대한 압수수색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태도, 대응 방향에 대한 고민과 계획이 예년과 다르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목적에는 두 가지가 있다"며 "자신의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과 노동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활동을 저해함으로써 자본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올해 모든 투쟁을 반(反) 윤석열 투쟁으로 정확히 겨냥해서 진행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의제를 가지고 어제 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이 의결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보면 오는 3월25일 투쟁선포대회를 시작으로 5월 총궐기, 5~6월 최저임금 투쟁, 7월 총파업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이 중 세계 노동절이자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을 앞둔 5월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20만 총궐기 투쟁을 단행하고, 7월에는 2주간 이어지는 최대 규모의 총파업 투쟁을 통해 정권의 반노동 폭주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특히 7월 총파업의 경우 예년과 다르게 위력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노동자 권리보장 등을 요구하며 매년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는 등 투쟁 동력과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를 불식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총파업 규모는 논의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총파업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건설노조 10만 명, 금속노조 19만 명 등 최소 논의가 확정된 곳만 해도 예년보다 훨씬 규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노총 등 기존 노조의 투쟁 방식을 비판하며 출범한 'MZ노조'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노조를 한다고 하면 그것이 어용 노조나 노동자들의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닌 한 민주노총이 아니더라도 권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매우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민주노총이 정치 파업이나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개입하고 의견을 내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노조를 시작하는 MZ세대 분들은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 깊이 사고하거나 직접 경험해본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MZ노조도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지점들이 이해되고 동의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 입장은 여전히 고수했다. 노동개혁을 추진 중인 정부는 경사노위 내에 기구를 마련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계는 배제된 상태다.

양 위원장은 "현재 조건에서 경사노위는 노동자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역할을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수년간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추진돼 왔지만 실패한 원인은 노정 간 신뢰 관계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역대 정부들이 모두 임기 내 성과를 내기 위해 과도하게 노사정 대화를 밀어붙이면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양 위원장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이 있다면 민주노총을 악마화하고,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 주장에 합리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를 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와 관련해 오는 15일까지 회계 장부 점검 결과 보고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별도로 대화를 하거나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체크리스트와 회계 장부 비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은 제공하기로 했지만, 그 내용을 찍어 보고하는 것은 법이 정한 것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내용에 대해서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노조 때리기'를 할수록 지지율 상승의 효과를 보는 데 대해서는 "윤석열 정권이 민주노총을 공격해 얻는 반사이익은 맥시멈 47~48%로 대선에서 받았던 지지율일 것"이라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해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내용이 개혁적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개혁적인지 비교해 나가야 한다"며 "필요하면 대통령이든 고용노동부 장관이든 공개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