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친묘 훼손,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선처요청"

"경주이씨 문중, 이 대표 도우려" 주장 나오자
페이스북 통해 직접 입장 밝혀…"반복 안 되길"
국민의힘 "코미디" "위대한 령도자 동지" 비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친묘소 훼손과 관련해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했다. 묘소 훼손이 당초 이 대표가 예상했던 흑주술(상대에 위해를 가하는 주술)이 아니라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의 일이 잘 풀리도록 도우려 한 행위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6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복수난수라 했으니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복수난수(覆水難收)는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이에 앞서 "부모님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하고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더 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부모 묘소가 훼손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훼손과 관련해 주변 의견을 들어보니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일종의 흑주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대표의 부모 묘소 봉분 아래쪽 사방에 4개의 구멍이 뚫려 있고 2개의 구멍에 한자가 적힌 돌이 올려져 있었다.


1번돌에서는 '生(생)', '明(명)', '氣(기)' 등 3글자가, 2번돌에서는 '生(생)', '明(명)'과 불분명한 한 글자 등 모두 3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날 전남 강진에 거주하는 한 지관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1일 지방선거 3일 전인 5월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전남 장흥에 거주하는 문중 지인으로부터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움을 주자'는 전화를 받았다"고 다.

또 "장흥 문중과 경북에 거주하는 문중 인사 등 4명이 지방선거 3일 전 이 대표 선산에 도착했다"며 "이 대표 선대 묘는 기가 많았으나, 이 대표 부모 묘소는 방향이 잘못돼 기가 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며 "10년 전 특허청에 생명기 상표등록 마쳤다. 다른 곳에서도 기 보충 처방을 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수사 후 돌을 빼내 이 대표 부모 묘소의 기가 다시 빠졌다"며 "생명기 돌을 다시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선거가 임박했고, 함께 간 문중들도 이 대표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며 "좋은 취지로 했으니 나중에 이 대표에게 알려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이 대표가 뒤늦게 이런 내용을 알고 경찰까지 수사를 한다고 해 무척 당황스럽다"며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완전 코미디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부모님 묘소에 흑주술을 행하면서 자신을 저주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 결과 이씨 문중에서 이재명의 기를 보충하기 위해 '생·명·기'를 새긴 돌을 넣었다는 언론보도다"라며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입만 열면…"이라며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비난여론이 들끓자 이를 호도하기 위해 기 보충을 흑주술로 둔갑시키는 위대한 령도자 동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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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