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을 감춘 국립대학병원 의료기사를 해임한 것은 적절한 징계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임태혁 부장판사)는 A씨가 모 국립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무효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임상병리사 A씨는 2021년 9월 성범죄(성적 목적 다중 이용장소 침입과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로 벌금 700만 원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 등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A씨는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버젓이 근무했다.
관할 보건소는 성범죄 사건으로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받은 사람의 의료기관 종사 여부를 점검했고, 지난해 1월 A씨의 범죄 경력을 국립대병원에 회신했다.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지난해 2월 해임됐고,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A씨는 "의료기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취업제한 명령을 받는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복지법상 취업제한 명령을 받았더라도 국립대병원 측이 해임 처분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성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A씨는 장애인복지법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상 의료기관에 취업제한 명령을 받는 대상이 된다. 국립대병원은 복무규정(성 관련 비위 파면)과 인사 규정(성폭력 등 비위행위는 징계를 감경하지 않음)에 따라 적법하게 해임 처분을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립대병원은 취업제한 명령을 받은 자에 대한 해임 처분은 기속행위(기관의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법규의 내용대로만 집행하는 행위)라는 법률 자문 결과와 성 관련 복무규정 위반에 대한 엄격한 처리 원칙을 고려해 A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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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