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진단 결과공개' 조례, 대법 제소…집행정지 신청도

서울교육청, 재의마저 통과하자 '최후의 수단'
"지역·학교별 기초학력 수준 공개…위법 소지"
시의회 직권 공포, 집행정지 신청으로 맞대응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하면 교육감이 포상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례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 간 공방 끝에 대법원 판단에 맡겨졌다.



교육청은 22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의결과 재의결, 의장 직권 공포까지 진행됐으나 교육청이 대법원 제소라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해가며 집행을 막은 것이다.

이 조례안은 위원 9명 전원이 국민의힘 시의원으로 구성된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회'에서 제안됐다. 개별 학교가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고, 교육감은 그 결과를 공개한 학교에 포상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청은 이 같은 조례안에 위법성 소지가 있다고 본다.

기초학력 보장은 법령에 따른 국가사무이자 교육감에게 위임된 사무로 시의회 제정 범위 밖이며, 지역·학교별 진단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교육기관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견은 정부법무공단 법률 자문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지난 3월10일 해당 조례가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재의결을 요청했고, 지난 3일 재의결마저 통과하자 대법원 제소를 꺼내들었다. 이는 지방자치법 제120조에 따른 교육감의 권한이다.

교육청이 제기한 소(訴)는 무효 확인 소송이다. 교육청과 시의회가 대법원에서 '조례의 위법성 여부'를 다퉈 해당 조례가 무효 처리돼야 하는지 대법원이 판단하는 식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소장을 제출했으니 대법원에서 일정이 나올 것"이라며 "대법원이 판단에 소요하는 시간에 따라 결론까지 걸리는 기간은 천차만별"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이 대법원 제소를 결정한 뒤 시의회는 지난 15일 해당 조례안을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으나, 교육청이 신청한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해당 조례안은 효력을 잃는다.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조례가 실시되고 학력진단 결과를 공개하는 학교가 생기기 시작하면 같은 학군 내에서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생기고, 이는 곧 서열화로 이어진다"며 "원하지 않는 학교 배정에 따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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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