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에서 '제93회 춘향제'를 맞아 개막 첫날 62년만에 새롭게 제작된 '춘향영정'이 봉안됐다.

25일 오전부터 조선시대 남원부 관아터 였던 남원문화원을 출발해 춘향사당에 이르기까지 1.3㎞의 구간에서 춘향영정의 봉안행렬이 이어졌다.

취타대를 선두로 30여명의 여성들이 영정을 인도했고 남원문화원, 춘향문화선양회, 일반시민 등이 행렬에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흰 천사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새로운 춘향을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뒤를 따랐다.

춘향사당에서 진행된 봉안식은 최경식 시장을 비롯해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새 춘향영정 제작자 김현철 작가, 영정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김현철 작가는 춘향영정을 그리는 데 있어 "'열녀춘향수절가'와 완판본 '춘향가'의 첫 대목에 나타난 춘향의 모습 즉 17세 전후 한국적인 여인상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또 "춘향의 인물상을 묘사하기 위해 머리모양, 저고리, 치마, 신발, 노리개 등 옷차림 전반을 복식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표현했고 그동안 영정이나 초상화에서 한 번도 선보이지 않은 낭자머리는 이번 춘향영정을 통해 처음으로 재현했다"고 말했다.

봉안식에서 처음 공개된 춘향영정은 머리에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 뿌리 모양의 죽절비녀를 꽂았다.

또 금봉채로 장식한 낭자머리, 처녀나 젊은 부인의 복식색인 녹의홍상을 기본색으로 정했고 초여름 색상에 잘 어울리는 다홍치마와 연두색 삼회장저고리를 입고 있다.

저고리와 치마에는 18세기 복식에서 보여지는 무늬인 포도다람쥐문과 도류불수문을 각각 그려 넣어 다복, 다산, 장수 등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도 부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