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통째로 빌려 송유관 앞까지 땅굴 판 일당, 재판서 혐의 인정

50대 총책으로 지목된 피고인 "범행은 자백하지만 총책 아니다"

모텔을 통째로 빌려 지하에서 송유관 매립 지점까지 땅굴을 파 유류 절취를 시도한 일당이 재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31일 오전 10시 230호 법정에서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총책 A(58)씨 등 7명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들 7명이 대한송유관공사에서 관리하는 송유관 매설 지점 인근의 모텔을 임차한 뒤 절취 시설을 설치하고 송유관을 지나는 석유를 절취하기로 공모했다”라며 “이에 따라 이들은 지난 1월 16일부터 3월 3일까지 충북 청주 서원구의 한 모텔 건물을 임차해 매설물 탐지기로 송유관 매설 지점을 탐색하고 송유관 방향으로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땅굴을 파 석유 절취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라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대부분 범행에 대해 인정하고 자백하지만 A씨가 범행의 총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른 피고인들은 범행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 B씨 등 3명에 대해 결심을 진행하려 했으나 검찰이 다른 상피고인이 존재하고 아직 결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B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재판 기일을 추정으로 하고 다른 피고인들과 참고인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7명에 대한 결심 절차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A씨 등 7명은 지난 1월 16일부터 3월 3일까지 충북 청주 서원구에 있는 모텔을 통째로 빌려 인근에 있는 송유관에 있는 석유를 절취하기 위해 삽과 곡괭이, 호미 등을 이용해 지하실 벽면을 뚫고 길이 약 9m의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유류를 빼내려다 실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땅굴은 가로 81㎝, 세로 78㎝ 크기였으며 송유관에 거의 인접한 지점까지 땅굴을 팠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기술자인 C(65)씨를 지난해 5월 출소한 뒤 섭외해 지난해 10월부터 공모했고 총책, 자금책, 기술자, 땅굴 작업반장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기술자는 과거 대한송유관공사에 다녔으며 동종 전과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일당은 옥천의 한 주유소를 임대해 근처에 매립된 송유관에서 유류 절취를 시도했으나 범행 중 물이 너무 많이 나와 실패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 등으로부터 제보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3월 땅굴을 파던 일당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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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