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 외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중국 외교부 역시 "현재 한중관계의 어려움과 도전들은 중국이 자초한 것이 아니다"며 싱 대사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9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싱 대사 발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 표명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 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사안 균형감 있게 보고, 어떻게 문제를 직시하고 중한 관계의 안정과 성장을 실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또 "한국 정부와 정당, 각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양국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공유하는 것이 싱 대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전날 이 대표와 회동에서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뒤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이날 싱 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는 "명백한 내정간섭일뿐더러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라며 반발했다.

왕 대변인은 이날 한국 대통령실이 이른바 '4대불가론'을 통보받았다는 보도를 부인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현재 한중관계의 어려움과 도전들은 중국이 자초한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한 뒤 "중국은 최근 한중 외교장관급 협의에서 입장과 우려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중한 관계의 깊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문제의 핵심을 깊게 이해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대만 문제는 순수하게 중국의 내정 문제"라며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을 언급, "한국은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대만 관련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