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무장병원 재산 은닉 막는다…압류 절차 4개월 단축

신속 재산압류 사유 시행령 규정…국무회의 통과
장기입원 본인부담 상한 기준 전체 가입자 확대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요양기관의 재산 은닉·처분을 막기 위해 재산압류에 소요되는 기간이 5개월에서 1개월로 4개월 단축될 전망이다.



13일 국무회의에서는 불법개설 요양기관에 대해 신속한 재산압류가 필요한 사유를 규정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

불법개설 요양기관의 부당이득을 징수하기 위한 재산압류 절차를 밟으면 통상 5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때문에 불법개설 요양기관 개설자는 평균 20억원 수준의 부당이득 징수를 피하기 위해 미리 재산을 처분하거나 은닉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에는 ▲국세·지방세·공과금의 강제징수 또는 체납처분 ▲강제집행 ▲어음·수표의 거래정지 ▲경매 개시 ▲법인의 해산 ▲거짓계약 등 면탈행위 ▲회생·파산 ▲국내 미거주 ▲징수금 5억 원 이상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신속한 재산압류가 필요하다고 명시됐다.

이 사유에 해당된다면 재산압류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5개월에서 1개월로 약 4개월 단축할 수 있다. 은닉재산 신고 시 징수한 금액의 5~30%, 20억 원 이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시행령이 통과됨에 따라 경증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를 받으면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임신부와 6세 미만 영유아, 의약분업 예외 환자, 국가유공자는 예외다.

120일 이상 요양병원 장기 입원 시 상한액 기준이 높다. 기존에는 이 기준을 소득하위 50% 이하인 1~3구간 가입자에게만 적용해왔으나 앞으로는 소득 상위 50%(4~7구간) 전체 가입자로 확대된다. 소득 상위 30%(5~7구간) 가입자의 본인부담상한액은 연평균 소득의 10% 수준으로 인상된다.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7구간의 상한액 기준은 현재 598만원이지만 일반 진료 시에는 780만원, 요양병원 120일 초과 입원 시 1014만원으로 오른다.

소득월액 또는 보험료부과점수 조정 후 소득이 발생했다면 스스로 신고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건보료는 전전년도 또는 전년도 소득 기준으로 부과되며 부과 시점보다 현재 시점의 소득이 적은 경우 현재 시점의 소득을 기준으로 소득월액 또는 보험료 부과점수 조정을 신청해 보험료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감면 이후에 소득이 발생했을 경우 건강보험공단은 다음 연도에 국세청 과세자료를 확보할 때까지 해당 소득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개정 시행령은 조정 후 발생한 소득 금액을 그 다음달 말일까지 건강보험공단에 신고하면 이후 부과될 보험료를 재산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득발생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 사후적으로 국세청 과세자료 등으로 소득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소득이 발생한 달부터 조정 금액으로 정산한다. 그러나 소득발생을 신고하면 그 다음달부터 부과되기 때문에 사실상 1~2개월분의 보험료가 감면되는 이익이 발생한다.

개정 시행령에는 건보료 고액·상습체납자 공개 시 기존 인적사항 외에 업종과 직업도 추가 공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행령은 오는 28일 시행된다. 본인부담상한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개정 규정은 지난 1월 1일 이후 실시한 요양급여부터 적용된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