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7일 영아 두개골 골절로 사망케 한 친모, 항소심도 '징역 10년'

당시 극심한 산후우울증 겪으며 아동학대
1심 "피해자 참혹한 죽음, 책임 매우 무거워"
항소했으나 2심 판단도 같아, 항소 기각돼

 생후 47일 된 아이를 학대해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하게 한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3부(고법판사 허양윤 원익선 김동규)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2020년 7월 3~6일 경기 하남시 자택에서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생후 47일 된 아들 B군을 학대해 두개골 골절 등 머리부위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B군이 이상증세를 보였음에도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오후 늦게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남편 C씨에게 이를 알려 C씨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사건 이전인 2020년 6월 초순부터 B군이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등과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5회가량 때려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던 A씨는 C씨에게 여러 차례 "아이를 치울 수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 "없애버리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의 범의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0년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7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등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스스로 목도 가누지 못하는 무방비 상태의 연약한 피해자는 참혹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고, 피고인과 남편이 이 사건 경위에 관해 모르쇠로 일관해 부검실에서야 사망 경위의 단서가 드러났다"며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진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 만큼 피고인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검찰과 A씨 모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학대한다는 고의 내지 적어도 아동학대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서 피해자를 신체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또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 사건 남편 C씨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A씨와 같이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아동관련기관 2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받았다.

C씨는 A씨가 B군을 학대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거나 분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학대가 심각한 수준임을 인지했음에도 신고 당할 것을 우려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C씨는 1심 결과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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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