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 자치단체조합 설립, 양자 참여? 삼자 참여?

진천·음성군 "충북도 중재자 역할 기대"
충북도 "양군 연구용역 결과 보고"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이 충북혁신도시 행정 이원화에 따른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조합 설립이 충북도 참여가 관건이 되고 있다.

충북혁신도시를 양분한 진천군과 음성군의 '양자 참여'와 충북도가 함께하는 '삼자 참여' 여부다.



6일 충북도와 진천군, 음성군에 따르면 혁신도시 행정 이원화로 촉발된 진천군과 음성군 통합 대안으로 자치단체조합 설립이 모색되고 있다.

혁신도시는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 6.9㎢에 조성됐다. 서울 여의도 면적(8.4㎢)의 82.1% 정도다.

수용계획인구는 3만9476명이다. 지난달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3만871명(덕산구역 2만1913명, 맹동구역 8958명)이다.

양군에 조성된 혁신도시는 공공서비스 이원화에 따른 주민 불만이 계속되고, 양군이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문화·체육시설 등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공공시설을 중복 투자하면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심화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혁신도시 거주민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양군 통합론이 불거졌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자치단체조합 설립이다.

조병옥 음성군수와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방자치법 176조에 규정한 자치단체조합 설립에 공감하고, 충북도에 양군과 도가 함께하는 삼자 참여 방식의 자치단체조합 설립을 건의했다.

양군은 지난 3월 출범한 충남혁신도시조합을 선례로 도가 처음부터 참여하는 자치단체조합을 구상하고 있다.

조합 운영 과정에서 양군의 갈등을 도가 중재하고, 중앙 공모사업 등에서 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진천이나 음성은 체급이 비슷해서 이견이 생길 수 있다. 님비나 핌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럴 때 도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정부 공모사업 등 광역사업에서 양군뿐만 아니라 도가 함께 목소리를 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도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도는 신중한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조합 사무 자체 허가권이 자치단체장에게 있고, 조합 사무는 단순 업무만 가능하다. 도의 참여가 왜 필요한지, 법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양군이 연구용역을 추진해 그 결과를 두고 도가 참여해야 한다면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군이 필요한 부분은 행정협의회에서 규약을 만들면 인력이나 조직도 필요 없을 것이다. 반드시 조합만이 대안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치단체조합 설립 연구용역 추진부터 양군과 도는 이견을 보인다.

양군은 연구용역 비용은 자부담하되 용역 발주는 도가 해주길 바란다.

도는 양군의 이 같은 요청에 적잖은 부담을 느낀다. 연구용역 발주 자체가 '삼자 참여'에 함께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양군은 자치단체조합 설립 협의 단계부터 도가 참여해 주길 바라지만, 도는 이 자체가 삼자 참여라는 인식이다.

자치단체조합은 2개 이상 지자체가 구성원이 돼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사무를 공동으로 처리하는 법인체이지만, 조례 제정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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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