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시민단체, 3시간 마라톤 토론…열띤 공방 '입장 차'

대형쇼핑몰·풍암호 등 현안 놓고 논쟁 열기 '활활'
'6개월째 농성' 보육대체교사 갈등엔 날 선 언쟁도

반 년 만에 광주시 주관 공식 토론에서 다시 만난 강기정 시장과 시민사회단체가 3시간 넘도록 뜨거운 논쟁을 펼쳤다.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풍암호 수질개선안 논란 등 주요 현안에서 팽팽한 입장 차를 보였고 보육대체교사 해고 갈등과 관련해서는 날 선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 시장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2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내 광주NGO시민마루에서 토론회를 열어 쟁점·현안 해법을 논의했다.

"더 소통하겠다"는 강 시장의 의지로 토론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30분 가량 늘어 3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논란, 풍암호 수질 개선, 보육대체교사 해고 갈등, 영산강·황룡강 Y벨트 사업 추진 방향 등 현안 질문이 나왔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광주의 소비 여력과 수요를 고려할 때 현재 사업계획서를 낸 대규모 복합쇼핑몰 2곳이 동시 입점하면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 교통혼잡 문제는 커질 것이다. 광역교통망 정비가 시급하다"고 물었다.

강 시장은 지역 내 적정 대형쇼핑몰 수에 대해선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될 일"이라면서도 "시는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다"고 답했다. 또 "사업자가 주장한 고용 창출효과를 검증은 해봐야겠지만, 타 지역 사례 분석 결과 경제적 효과는 분명하다. 광천동 일대 통합 교통영향평가를 추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풍암호 '원형 보존' 수질 개선 추진 약속을 번복한 데 대한 지적성 질문도 나왔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주민 바람과 달리 민간공원 사업자 컨소시엄은 풍암호 크기를 줄여 수질 개선하겠다고 한다. 시장도 지난 3월 풍암호 주민협의체와 '원형 보존 전제로 한 수질개선 관련 주민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고 짚었다.

강 시장은 "번복이라면 번복이겠지만 1년 넘게 사업자·시·구가 꾸린 TF가 도출한 협의안이 가장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논란의 본질은 원형 보전이 아니라 수질 개선이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원형을 보전하면서 기계식 수질 개선은 설비 투자에만 290억여 원, 해마다 유지비만 30억 원 가량이 든다. 사업이 끝나면 연간 설비 유지비는 자치구가 부담해야 하는데 감당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가 언급한 약품 활용 수질 개선에 대해서는 "수질 악화가 심한 계절에만 보조적으로 쓰는 수준이며 비용 부담이 크다"라고 반박했다.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6개월째 시청 1층 점거 농성 중인 보육대체교사 고용 갈등도 화두에 올랐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화해·조정 권고에도 타협점을 못 찾고 있는 데 대한 전향적인 해결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어진 자유 질의응답 시간 중에는 날이 바짝 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측이 "해결 의지가 있느냐. 사태 해결을 바란다면 사용자가 아닌 시는 빠져야 한다. 노사 자율교섭을 보장하라"고 날을 세우자 강 시장은 격앙된 어조로 "시는 빠질테니까 시청 로비에서 나가주세요"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강 시장이 시민사회단체와 공개 토론을 한 것은 올해 1월 간담회에 이어 2번째다. 첫 간담회에서는 한때 자극적이고 격한 발언이 오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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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