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임시이사회 가결…"3개월간 예산·계획 전무" 내부 지적
광주 지역 사회 "대국민 공동선언문 허황…폐기해야" 비판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특전사회)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의 만행을 조사하기 위해 자체 출범했던 '특전사 5·18 자체조사 위원회'(특전사조사위)가 공식 해산됐다.
출범 이후 3개월 동안 조사를 위한 연구·활동은 커녕 관련 예산조차 마련하지 않아 사실상 보여주기 식 행보에 그쳤다는 내부 지적이 나온다.
자체 조사 활동으로 '5·18 사죄' 진정성을 인정받고자 했던 특전사회의 행동이 모두 허황된 것 아니었느냐는 지역 사회의 비판도 뒤따른다.
25일 특전사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특전사회 중앙회 임시 이사회에서 특전사조사위 활동을 종료하자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따라 특전사조사위는 지난 4월 24일 출범 이후 3개월 만에 성과 없이 공식 해산됐다.
앞서 특전사회는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됐던 3·7·11공수여단 예비역들을 조사한다는 내용으로 특전사조사위를 출범, 책임자와 조사위원 총 13명을 두고 내년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특전사회는 '용서와 화해 대국민공동선언식'의 구체적인 후속 행보로 자체 진상조사 활동을 기획했다. 용서와 화해에 앞서 실질적인 진상규명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지적에 대한 응답이었다.
이에 특전사회는 국가 차원에서 진행 중인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의 조사와 별도로, 특전사 예비역 사이에 형성된 라포(유대감)를 이용해 5·18 당시의 증언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5·18조사위의 조사 내용과 중복이 우려되고 자체 진상조사에 참여할 공수부대 예비역들의 신원이 노출될 우려가 뒤따른다며 지난달부터 취소 수순이 점쳐졌다.
내부적으로는 특전사조사위 활동 관련 예산조차 마련되지 않아 연구는 커녕 행동에도 나서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져오면서 해산 국면을 맞았다.
특전사조사회의 해산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특전사회와 5·18부상자회 등은 지난 2월 대국민 공동선언식 당시 5·18 진상규명과 관련해 공동 조사를 벌이겠다는 내용의 초안을 밝힌 바 있다. 이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5·18 당시 투입된 계엄군 2명을 섭외해 증언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증언회에 참여한 공수부대원들이 5·18조사위의 조사를 이미 받은데다 실제 살상 행위에 가담하지 않아 진상을 모른다고 밝혔다.
또 국가가 주도하는 조사기관이 아닌 만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인데다 강제 조사를 할 권한과 근거도 없었다. 조사 대상 전수조사도 되지 않아 5·18조사위와의 중복 조사 우려도 뒤따랐다.
이밖에 특전사회 내부에서 자신들의 예비역들을 조사하는 만큼 '셀프 면죄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특전사회 한 고위 관계자는 "출범 이후 활동을 위한 별도 예산 마련이 없었으며 구체적인 방안도 없었다. 특전사조사위 구성은 사실상 보여주기 식이었다"며 "공동선언문에 따른 구체적 후속 행보인 자체 진상조사 활동이 무산됐다는 것은 공동선언문이 여태 가지고 오던 의미에도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 시민 단체는 특전사조사위 해산에 따라 이의 활동 근거였던 대국민 공동선언문 또한 의미가 사라졌다며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김순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 상황실장은 "특전사조사위 출범 자체가 '쇼'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특전사회와 5월 단체들은 의미가 사라진 대국민 공동선언문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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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