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사단 '총기사고' 유가족, "군부조리 '명명백백' 밝혀야”

군 관련 피해가족들 '한목소리' 예고
허위보고 간부·괴롭힘 가담자 대부분 처벌없어
군부대 119신고 후에 구급차 방치…주민들 '이해불가'

지난해 11월 강원도 12사단 52연대 GOP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김모 이병 총기사고와 관련 유가족들은 지난달 '총기 오발 사고'로 허위 보고한 군 간부를 고발하는 한편, 군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들을 면밀히 밝힐 것을 다짐하며 재발 방지 촉구에 나섰다.



25일 유가족은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군에서 쉬쉬하고 있는 내부 부조리와 사고·사건 관련된 피해 가족들이 모여 상황을 알릴 예정"이라며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억울함을 덜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이병은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8시47분께 12사단 GOP 경계근무 도중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조사 결과 병영 내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것이 드러났다.

사고 후 문제소지를 염려한 군 간부는 '오발 사고'라고 상황실에 허위보고를 했으며 해당 간부도 병영 내부에서 괴롭힘을 인지·동참·방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형법 제 38조(허위의 명령, 통보, 보고) 1.군사에 관하여 허위의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의하여 처벌한다. 3항 기타의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 군사에 관한 명령, 통보 또는 보고를 할 의무가 있는 자가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전항 각호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명시돼 있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간부가 임의로 추정해 상황을 보고한 것이고 최초 보고 이후 23분 뒤 상급부대로 정정보고가 이뤄졌다"고 답변했다. 군 내부에서 해당 간부의 처벌은 없었다.


총기 사고 발생 후 초동조치도 구설에 올랐다.

사고 발생 후 부중대장은 오후 9시 09분에 119에 신고해 2분 뒤인 오후 9시 11분 양구소방서 119해안 지역대와 해안파출소가 출동했다.

신고 후 5분 정도가 지나 양구통일관(통문) 앞에 구급차가 도착했으나 안내 대원이 올때까지 13분 가량 방치됐다.

뉴시스 취재결과 구급대에서 통문까지는 약 1㎞, 긴급 차량 이동 시 2분 안쪽에 도착 할 수 있는 거리다. 통일관부터 사고발생 초소까지는 3.4㎞ 신속히 이동하면 7분 안팎 정도 걸린다. 통상 9~10분 안에 도착 할 수 있는 거리다.


해안파출소와 구급대 앞에서 사고초소까지 눈으로 위치를 확인 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를 활용해도 명확히 표시된다. 당시 구급대도 사고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사건장소가 안내없이 찾아가기가 어려워 함께 이동하려고 한 것"이라고 답변했으나 사건을 접한 주민들은 '촌각을 다투는 위급 상황에 신고 한 부대에서 구급차를 기다리게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불가'라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해 군 고위 관계자는 "119구급대 위급 상황 발생 시 '선조치 후보고' 훈령이 부대에 하달된 상황으로 '훈령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군법에 명시된 잘못에 대한 처벌은 물론 위급 상황 발생 시 기본 지침인 '선조치 후보고'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 사건 관련자들이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분들께 이번 사건을 포함한 군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해 낱낱이 알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국방의 의무만 강조하고 책임지지 않는 아이들의 안전을 우리 손으로 지킬 것"이라고 군에 대한 불신을 내비췄다.

앞서 지난달 22일 12사단 '오발 사건' 유가족들은 허위보고 간부, 사건 가담자들에 대한 고발과 불기소 인원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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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