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표류 광주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 재개

개발사업자 선정 위한 제3자 공모 공고…10월 13일까지
최초 제안자에 가점 주지 않기로…특혜 시비 사전 차단
사업이행 담보 강화·상가시설 면적 최소한의 수익성만

광주시가 18년째 표류 중인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재개했다. 시민 편익성·수익성·신속성을 기치로 이번엔 반드시 개발사업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3일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3자 공모를 공고했다. 공모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13일까지다.

이번 공모는 지난해 9월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방향에 대한 광주시의 대시민 발표 이후 신세계 프라퍼티가 1.3조 원을 투자, 어등산에 스타필드를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안함에 따라 이뤄졌다.



개발은 제3자 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3자 공모는 사업의사를 먼저 밝힌 업체와 개발사업에 관심있는 또다른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을 유도, 최적의 사업자 선정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새만금 관광명소화사업,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제주 모슬포남항 숙박시설 건립사업 등 전국 곳곳에서 적용한 바 있다.

어등산관광단지의 최초 사업 제안자는 신세계 프라퍼티다. 광주시는 앞서 신세계 프라퍼티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스타필드)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마친 뒤 이를 토대로 이번 공모 지침을 설계했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최초 사업 제안자인만큼 평가에서 가점을 달라고 광주시에 제안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기업 또는 개인의 동등한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가점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광주시는 기재부의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 따라 최초 제안자에게 10% 이내 가점을 부여할 수 있지만, 타당성 조사를 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부여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특혜시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자의 사업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협약이행보증금을 총사업비(토지·상가 제외)의 10%로 유지하면서, 총사업비 범위를 공사비·부대비·운영설비비 등의 사업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으로 적용했다.

광주시의 공모지침대로라면 신세계 프라퍼티의 경우 700억 이상의 이행보증금을 내야 한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최초 제안서에서 토지매입 비용(600억 상당)의 10%인 60억 상당을 협약이행보증금으로 제시했다.

광주시는 사업자가 협약을 이행하지 않거나 공공편익시설 등 관광단지 필수시설을 준공하지 않을 경우 사용승인과 토지소유권 이전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270개실 이상 숙박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휴양문화시설 등은 18만㎡ 이상을 조성하도록 했다.

지역상권 상생방안, 지역민 친화계획,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공공기여 부문에 대한 평가 배점도 대폭 상향했다. 공익성을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상가시설지구 면적은 지역 상권을 고려, 최소한의 수익성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재산정했다. 당초 신세계 프라퍼티는 최초 제안서를 통해 14만3000㎡의 상가시설을 제시했다. 반면 광주시는 신세계 프라퍼티가 제시했던 상가시설 면적보다 20% 축소한 11만6000㎡ 이하로 규정했다. 2015년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추진한 사업 타당성 검토에서 적정 상가시설지구 면적을 12만9746㎡로 제안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신세계 프라퍼티가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광주시가 이날 발표한 공모지침에 따라 수정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광주시는 이번 공모지침은 관광단지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최소한의 사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제안서 접수→적정성 검토→공모 지침 마련의 과정을 거친 개발사업은 제3자 공모→우선협상대상자 선정→협약체결→실시설계 및 공사 착공→사업 추진 등의 절차를 앞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10월 중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연내 사업계약 체결은 물론 2025년 말 사업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3자 공모에 신세계 프라퍼티만 참여할 경우 사업 진행 시점이 기대와는 다를 수 있다. 신세계 프라퍼티의 단독 참여 만으로 공모기간이 지나면 광주시는 적격성 검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로의 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은 45년간 군부대 포사격장으로 사용돼 황폐화된 어등산 일원에 다양한 관광과 휴양을 위한 각종 관광시설을 종합적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은 2006년 삼능건설, 2009년 금광기업, 2010년 모아건설, 2018년 호반건설, 2022년 서진건설 등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장기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광주시는 개발 계획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이 잇단 실패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18년간 어등산은 관광단지로써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 골프장 이외에는 그 어떤 진척도 보이지 못했다. 대다수 시민이 복합쇼핑몰이 포함된 복합 관광단지를 염원하고 있다"며 "시민 편익성·수익성·신속성의 가치와 함께 이번 공모를 통해 어등산관광단지가 서남권 관광거점으로 거듭남은 물론 광주 관광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야 말로 장기간 표류하는 어등산관광단지 유원지부지 개발사업을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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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