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월드호텔 보복살인 조폭, 수배 17일째 숨진 채 발견

"극단적인 선택 추정, 부검 통해 사인 규명"

1994년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상대 폭력 조직원들을 보복 살해한 나주 영산파 행동대장이 공개수배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살인·살인미수와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지명수배했던 영산파 행동대장 정동섭(55)씨가 숨진 사실을 통보받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 관악구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정씨가 타살된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정씨는 1994년 12월 4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 뉴월드호텔 앞에서 1991년 영산파 전신인 대홍동파 두목을 살해했던 광주 신양파 조직원 2명을 보복 살해하고 신양파 다른 조직원 2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지난달 26일 지명수배됐다.

정씨는 당시 신양파 조직원들이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 흉기를 준비해 같은 조직원 11명과 범행했다.

영산파 조직원 12명 중 10명은 붙잡혀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정씨와 행동대원 서모(55)씨는 중국으로 달아났다.

정씨는 2012년 입국한 뒤 영산파 도움으로 각종 사업을 하다가 서씨가 지난 6월 6일 검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행방을 감췄다.

검찰은 정씨가 수배된 지 17일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공소권 없음 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정씨와 서씨의 도피를 도운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씨는 지난해 3월 영사관에 자진 신고하고 귀국한 뒤 처벌을 피하려고 밀항 시점을 속였다가 적발돼 28년 6개월 만에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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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