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양된 지지자 국회 진입 시도에 '충돌'
경찰, 국회의사당역 1번·6번 출구 폐쇄
차단막 훼손·경찰 때린 60대 남성 체포
국회 앞·민주당사 앞 두곳서 촛불집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격양된 지지자들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되면서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국회의사당역 안에서는 경찰과 충돌한 이 대표 지지자 한 명이 체포됐다.
국회는 21일 오후 본회의에서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가결 요건인 출석의원 과반(148명)을 간신히 넘긴 수치다.
국회 앞에 모여 결과를 기다리던 이 대표 지지자들은 오후 4시40분께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민주당 내 찬성자를 색출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국회 정문 앞과 집회 현장 인근에 폴리스라인과 차벽을 설치하고,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1번과 6번 출구 등을 폐쇄했다.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국회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특히 국회의사당역 내에서는 지지자들이 몰려가 내려진 철제 차단막을 들어올리려 시도하면서, 한때 어깨 높이까지 차단막이 올라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오후 5시께부터 이들은 차단막에 물을 뿌리고 경찰의 손을 때리며 "열어라, 열어라"고 외쳤다. 오후 5시께 경찰 기동대가 추가 투입되면서 20여분 만에 상황은 정리됐지만, 발로 차인 철제문은 망가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60대 남성 1명을 재물손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 남성은 지하철 차단막을 훼손하고 이를 가로막던 경찰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지지자들이 대치하면서 국회 주변 통행도 한때 통제돼 버스 노선이 우회하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29)씨는 "경찰이 국회 앞에 임시 버스정류장을 만들었는데 버스 회사와 논의를 안 한 건지 버스가 서지 않고 있다"며 "20분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아서 멀리 돌아나가 택시를 잡아 영등포역까지 갔다"고 토로했다.
국회 공무원인 강모(28)씨도 "여의도 국민은행 정거장 앞에는 버스가 아예 서지 않아서 다음 정류장까지 뛰어가서 탔다"며 "경찰들이 진짜 고생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이 대표 지지자들은 오후 7시부터 국회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가 인근 국민의힘 당사까지 행진했다. 주최측 추산 1000여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행진한 이들은 부부젤라, 호루라기 등을 불며 "국민의힘 해체" "윤석열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오후 8시30분께 해산했다.
국회 건너편에 위치한 민주당사 앞에서는 별도로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주최로 200여명이 참여한 촛불집회가 진행 중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이들은 "이재명을 살려내라"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박살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사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들은 방패를 앞세워 당사 쪽을 5줄로 막고 참가자들의 당사 진입을 막았다.
개국본 측 한 참가자는 "가결표 던진 의원들 리스트 돌고 있죠"라며 "(내년 총선 때) 각 지역구에서 지옥을 맛보게 해야 한다"며 비이재명계(비명) 의원들을 겨냥한 비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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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