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검단 아파트 주거동 17동 중 3개동 ‘D 등급’
부실 골재가 콘크리트 강도 저하 요인으로 지목
지난 4월 지하 주차장이 무너졌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 검단 아파트가 미인증 순환골재를 레미콘 원자재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17개 주거동 가운데 3개동이 재건축 아파트 수준인 안전성 평가 'D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인천 검단 AA13-1BL, 2BL 정밀안전진단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콘크리트 압축 강도를 평가하기 위해 공시체 표면을 분석한 결과 레미콘 원자재로 사용된 골재가 순환골재로 추정되는 골재 또는 일부 풍화암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체는 콘크리트 압축 강도 시험에 쓰기 위해 타설 당시 사용된 콘크리트와 동일한 재료로 만든 샘플로 자동차 블랙박스처럼 건설현장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결정적 단서로 활용된다.
레미콘 원자재로 사용된 굵은 골재의 경우 입자 형상이 양호하지 못한 발파석이 다수 사용됐고 잔골재는 목재 조각, 방수층 조각, 붉은 벽돌 입자 등이 확인됐다.
콘크리트에 직경 20mm 이상의 구멍과 빈틈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다.
또 내벽과 외벽, 슬래브 부재간 콘크리트 압축강도 편차가 발생하는 한편 압축강도가 저하된 요인으로 콘크리트 다짐 불량과 순환골재 사용이 지목됐다.
순환골재가 집중적으로 사용된 곳은 1블록 주거동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안정성 평가 결과 1블록 7개 주거동 가운데 101동, 102동, 103동 등 3개동이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가 재건축을 해야될 정도의 노후 아파트 상태였다는 말이다.
순환골재는 폐콘크리트를 파쇄·가공해 그 속에 포함돼 있는 골재를 추출, 다시 건설용 골재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주로 도로공사 노반재로 사용된다.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순환골재를 사용할 수 있는 공사 용도가 규정된 만큼, LH 검단 아파트의 미인증 순환골재 사용은 법률 위반 논란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허 의원은 "지금까지 LH 검단 아파트는 철근 누락에 따른 순살 아파트 논란에만 주목했지만 이번 공시체 분석을 통해 부실 골재가 사용됐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골재 관리·공급을 비롯해 관급자재 전반에 대해 GS 건설, LH, 감리사가 함께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한준 LH 사장을 상대로 책임 추궁에 나섰다.
허 의원은 "검단 새아파트가 재건축 대상이라는게 이해가 되느냐"라면서 "나무조각과 발로 밟으면 깨지는 돌 등 건설 폐기물 같은 불량골재를 쓰다보니 지하주차장은 E등급으로 철거대상이고 101~103동은 D등급이 나왔다. 진짜 순살 아파트가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임에도 LH와 GS건설이 책임을 놓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며 "LH가 시행이고 GS건설이 시공이면 두 곳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데 GS는 설계에 문제가 있으니 LH에서 이만큼 내라고 하고 LH는 시공이 잘못했으니 시공사가 다 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LH가 잘못이 있다면 공공기관이 책임을 피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설계책임 문제는 법상, 계약서상 모든 게 시공사인 GS건설이 설계도 책임을 지게끔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유불문하고 시행청의 대표로서 입주자분들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GS건설과 최대한 노력해서 입주예정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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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