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박수홍 부모 "우리가 흡혈귀냐…안 빨아먹었다"

박수홍 친형 횡령 재판에 증인 출석
"수홍이 위한 비자금 만들어준 것"
"김다예 나이 어려 두고 보잔 취지"

방송인 박수홍(52)씨의 부모가 동생의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큰형 부부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수홍이에게 '빨대'를 꽂고 빨아먹었다는데, 우리가 무슨 흡혈귀냐"면서, 오히려 박수홍을 위해 비자금 용도의 돈을 만들었고 배우자 김다예씨와의 결혼도 반대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13일 오후 2시께부터 큰형 박모씨와 그 배우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8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 측과 박씨 부부의 요청으로 아버지인 박모(84)씨와 어머니 지모(81)씨가 출석했다.

법정에 선 아버지 박씨는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홍이를 케어했다"며 "집 청소와 관리 등을 도맡아했는데, 흡혈귀도 아니고 뭘 빨아먹었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큰형 부부가 운영했던 연예기획사 라엘·메디아붐으로부터 아버지에게 주기적으로 돈이 입금된 것과 관련해선 "수홍이를 위해 만든 비자금 통장"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수홍이가 여자를 좋아한다"며 "예를 들어 10억원을 번다고 치면 세금, 관리비 등을 내고 나면 얼마 남지 않는다. (수홍이가) 돈을 달라고 하는데 아파트 대출 갚기도 빠듯하니 여자친구들을 위해 사용하는 용도로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증인으로 나선 어머니 지씨 역시 "(남편과) 수홍이가 벌어온 건 절대 건드리지 말자고 했다"며 "내가 고생하면서도 수홍이 돈은 함부로 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다예씨와의 결혼을 반대했느냔 질문엔 "(김씨의) 나이가 어리니 좀 두고보자는 취지로 말했던 것뿐"이라며 "세상에 어느 엄마가 아들에게 그런 소리를 하겠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재차 말했다.

지씨가 증언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보이자,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큰형 박씨도 고개를 숙이고 눈가를 훔쳤다.

한편, 박씨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라엘, 메디아붐 등 연예기획사 2곳을 운영하면서 62억원에 달하는 박수홍씨의 출연료 등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큰형 박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허위 직원 등록을 활용한 급여 송금 수법으로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구속 상태에서 기소됐다가 지난 4월7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아내와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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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