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양구 내륙 산간 발병에 방역당국 긴장…"예찰 더 강화"
서해안과 멀리 떨어진 충북 음성의 외딴 소규모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럼피스킨병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해당 농가에 드나든 축산 차량이 거의 없는 데다 소를 입식한 지도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이어서 역학조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한우 9마리를 키우던 음성군 원남면의 한 농가가 전날 럼피스킨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한우 1마리에서 피부 결절과 식욕 부진 등 의심증상이 발견됐다.
사육 중인 9마리를 살처분한 도 방역당국은 반경 10㎞ 이내에서 사육 중인 음성, 진천, 괴산, 증평 지역 소 1만2812마리 긴급 임상검사과 백신 접종에 착수했다.
그러나 해당 농가의 한우가 어쩌다 럼피스킨병에 걸렸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증세가 나타난 한우 외 나머지 한우에는 감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다.
발병 농가는 마을과 떨어진 산 아래 외딴곳에 있다. 간이식 축사에서 소를 키우던 해당 농가는 전문 축산농가로 보기도 어렵다.
현장을 다녀온 도 방역 관계자들도 "이런 곳에서 어떻게 가축 전염병이 생겼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초미니 축산농가여서 사료를 실어 나르는 축산 차량 운행이 거의 없었고, 지역 내 소 시장에서 한우 1마리를 들여온 지도 벌써 28일이 지난 상태여서 역학적 감염 경로 추정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확산을 우려한 인근 농가에서의 의심신고가 산발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지난 사흘 동안 럼피스킨병 의심신고가 들어 온 것은 발병 농가 한 곳뿐이었다.
럼피스킨병은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방역당국은 중국 등 발생 지역의 흡혈 곤충이 바람이나 선박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에 럼피스킨병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을 오가는 선박이 많은 서해안의 충남 서산에서 지난 19일 첫 발생한 이후 평택과 화성 지역 축산 농장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음성과 음성보다 서해안에서 더 먼 강원 양구에서의 발병 원인은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음성은 평택~제천 고속도로 개통 이후 서해안 접근성이 개선되기는 했다.
모기와 초파리 등 흡혈 곤충이 고속도로 운행 차량을 통해 유입된 것이라면 음성의 발생 농가와 가까운 다른 축산농가로 확산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의심증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반경 3㎞ 이내 축산 농가는 직접 방문해 의심 증상을 확인하고 10㎞ 이내는 전화 등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료를 주는 아침과 저녁 시간에 주의 깊은 관찰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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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