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대·포항공대·부산대·충북대·울산대 선정
경상국립대·전북대·강원대·한림대·순천대도 합류
연세대 미래·전남대·인제대·한동대·순천향대 탈락
오는 22일까지 이의신청 받아 이달 중 최종 확정
통폐합 대학, 1년 안에 교육부에 통합신청 제출
3·5년차에 중간·종료평가…미흡 시 국고환수 조치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받는 '글로컬대학'에 처음 지정된 10개교가 나왔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경상북도는 2곳이 지정된 반면 광주광역시와 충청남도는 예비지정에서 탈락했다.
통합을 약속하고 예비지정을 통과한 국립대 연합 4곳은 모두 합격했다. 홀로 붙은 대학들은 파격적인 무(無)학과 입학 등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우승 교육부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 본지정 선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강원 강원대·강릉원주대(통합), 한림대 ▲경북 안동대·경북도립대(통합), 포항공대 ▲부산 부산대·부산교대(통합) ▲충북 충북대·한국교통대(통합) ▲경남 경상국립대 ▲울산 울산대 ▲전북 전북대 ▲전남 순천대다.
예비지정 됐던 광주 전남대, 강원 연세대 미래캠퍼스, 경남 인제대, 경북 한동대, 충남 순천향대는 탈락했다.
시·도별로 강원·경북이 각각 2곳으로 가장 많고 부산·경남·울산·충북·전북·전남에 각각 1곳이 지정됐다. 충남과 광주는 예비지정에서 탈락했고 대구·대전·세종·제주는 예비지정 단계에서부터 명단에 든 대학이 아예 없었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컬대학은 지역 안배나 지역 균형과는 거리가 있다"며 "선정 대학이 주변 대학들을 이끌어가는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폐합을 조건으로 공동 신청한 예비지정 대학(연합) 4곳은 모두 합격했다. 국·공립 대학이 10개교 중 7개교로 사립대는 예비지정에서만 4개교가 고배를 마셨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통합 여부가 평가 지표는 아니었다면서도 통합이 워낙 어려운 일인 만큼 '혁신 진정성'이 높이 평가됐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심사위원들이 통합이 어려운 과제라는 점에 주목한 것 같다"며 "교육부가 수십년 동안 구조개혁과 구조조정 정책을 펴왔는데 화학적으로 시너지가 났던 사례는 별로 없었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립대가 대거 탈락한 데 대해서 "우수성에 차이가 있었다"며 "(평가 지표는) 실천 가능성, 추진계획의 적절성, 성과관리의 적절성이었다"고 했다.
글로컬대학30은 인구감소, 산업구조 변화로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을 구제하는 것을 넘어 소멸 위기에 놓인 지역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지방대를 2026년까지 총 30개 지정해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업이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지정된 대학에 5년 동안 1000억원을 지원하고 대학이 완화나 해제를 요구하는 규제를 우선 풀어준다. 교육부를 비롯한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투자도 유도한다.
정부는 이런 지원을 조건으로 지역 혁신을 견인할 역량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보이라고 각 대학에 주문했다. 선정된 대학은 혁신기획서와 실행계획서를 내 8개월 동안 예비지정과 본지정 2단계 평가를 통과했다.
다만 예비지정 평가를 통과했던 15개 중 통폐합 추진 대학은 단 한 곳도 탈락하지 않았다는 점, 단독형으로 통과한 대학 다수가 대규모 학과 구조조정을 공약했거나 무학과 광역모집(자율전공학부) 선발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점을 공약했다는 점에서 추후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평가 과정에서 대학들은 교직원과 학생 등 구성원들과 합의를 이뤘는지를 제출했지만 통·폐합이나 구조개혁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여진이 있을 수 있다.
그간 대학 통합 사례는 지난 20년 동안 30건이 전부였다. 본지정 통합 대학이 모두 국립대인 점을 고려하면 2005년부터 지금껏 13건에 불과했다. 부산대와 부산교대 사례는 교·사대 개편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또 교육부가 지역 안배보다는 혁신을 우선 고려했다고 거듭 공언해 왔지만,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한 곳도 지정되지 못한 광역시도의 지방정가를 중심으로 한동안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여겨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정 합격과 탈락을 가른 가장 결정적 차이를 묻는 말에 "어떤 대학이 가장 빠르게 문제 없이 임팩트 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 대학 사회에 가장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킬지가 중심이 됐다"고 했다.
당국은 오는 22일까지 탈락한 대학의 이의 신청을 받은 뒤 최종 결과를 이달 말 각 대학에 안내할 계획이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성과도 엄정하게 따진다. 최종 지정 대학은 내년 2월까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세부 추진계획을 보완하고 매년 성과 점검을 받게 된다.
올해를 1년차 사업으로 보고 오는 2025년(3년차)과 2027년(5년차)에 중간, 종료평가를 각각 실시한다. 계획을 이행하지 않거나 성과가 미흡하면 국고를 끊을 수 있다. 필요하면 사업비 환수에도 나설 계획이다.
특히 통폐합을 신청한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 4곳은 1년 안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 받을 계획이다.
최 실장은 "실제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은 것"이라며 "사업이 중단되거나 (사업비를) 환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고 투입에 대해서는 "매년 200억원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대학의 추진 과제와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당초 올해는 5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추후 추진을 이유로 감액을 요청하면 희망하는 만큼만 국고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내년 1월부터 신규 글로컬대학30 선정 절차를 시작한다.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내년 4월 예비지정, 이어 7월에 본지정 결과를 각각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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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윤재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