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천% '살인이자'에 나체 사진 협박…대부업 일당 기소

대부업법 위반 외 스토킹·성폭법 위반 혐의
소액 급전 필요한 저신용자 노려 사진 확보
연체 시 나체사진·합성 성매매 전단지 유포
피해자 가족·직장동료에 전화해 고성·욕설
자녀 다니는 학교에 '나체사진 배포' 협

연 2만4000%의 '살인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상환이 늦어지면 채무자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나체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한 불법 대부업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15일 채권추심법, 대부업법, 스토킹처벌법, 성폭력처벌법(촬영물 등 이용 협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부업체 중간관리책 A(31)씨 등 직원 5명을 기소했다.

이들 5명 중 4명은 구속 상태로, 나머지 1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대부업 등록 없이 저신용자 83명에게 합계 2억5000만원을 대출해 준 뒤 높은 이자를 받고, 상환이 연체되면 나체 사진 등으로 협박하는 등 불법 추심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소액으로 급전이 필요한 청년, 영세상인, 신용불량자를 상대로 30만원을 빌려준 뒤 일주일 뒤 50만원을 상환받는 수법으로 연 3476에서 최대 2만4333%의 '살인 이자'를 징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83명 중 30명이 30세 이하의 사회초년생이었다.

추심 과정에선 채무자의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연락해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며 채무 상환이나 대리상환을 독촉했다.

나아가 가족관계증명서, 가족 및 지인의 연락처와 얼굴 사진, 심지어 나체 사진 등을 담보로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확보한 나체사진, 혹은 피해자를 다른 알몸 사진과 합성한 사진을 지인들에게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고, 실제 주변인들에게 보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불법 채권추심을 한 것으로 검찰은 적시했다.

한 채무자는 80세 노모의 치료비로 30만원을 빌렸다가 100만원으로 갚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당이 늙은 어머니와 회사에 욕설 전화를 했다. 결국 노모는 쓰러졌고 피해자는 회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당은 상환이 지체된 또다른 여성 피해자에게서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딸이 다니는 학교에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은 "삼촌인데 조카와 통화하고 싶다"며 학교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고 한다.

이밖에 이자를 탕감해주거나 상환 기일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채무자들의 계좌를 넘겨받아 불법 대부 수익금을 세탁, 은닉하는 '차명계좌'로 이용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대출광고 및 채무자 모집, 대출상담 및 채권추심, 대부자금 관리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고 가명 이용 및 텔레그램을 통한 지시·보고, 대포폰 및 대포계좌를 사용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또 차명계좌로 수수한 범죄 수익 규모를 특정해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피해자들을 상대로는 심리지원 및 법률 상담 등의 지원하는 한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는 불법촬영물 삭제를 요청했다.

서울북부지검 관계자는 "향후에도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불법사금융 범죄에 엄정 대응하는 한편, 불법적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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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