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직원 무책임 발언 발언 논란 ....."우리가 무슨 잘못?"

LH 측 진화 나서 "부적절한 게시물 적극 대응"
"공공기관 직원 자세 망각한 내용 댓글 사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LH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주거동 철근을 뺀 LH가 벽체 철근 오류라고 하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5년차 신혼부부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남편이 LH검단AA21BL(아파트) 주택청약에 당첨이 돼 2025년 6월 입주만을 바라보고 있었다"면서 "튼튼하게 잘 짓고 있다던 우리 집 주거동 주철근이 최대 70%까지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LH 는 몰래 계속 지어올리고 보강공사 하려고 했다"고 적었다.

그는 "입주예정자협의회를 통해 LH에 사과하라고 하니 사과문이라며 보내온 게 '보강 공사하겠다'는 안내문이었다"며 "심지어 안내문 제목이 '벽제철근 오류관련 안내문'인데 과실이나 과오가 아닌 오류라는 단어를 쓴 것을 보면 그 어떤 것도 본인들이 직접적인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단어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글에는 100여개가 넘는 공감 댓글이 달렸는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만 'LH 책임이 없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겨 반발을 샀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는 "제발 법으로 싸웠으면 좋겠다", "부실 시공은 중소 시공사들이 했지", "설계도 제대로 모르면서 이런 식으로 후려치지 말아. 까놓고 이게 우리 잘못이냐", "LH에서 철근이 누락된 걸 알았으면 시공을 계속 시켰겠냐", "내부사정을 모르는 '모지리'들과 어찌 말을 섞나" 등 댓글을 남겼다.

B씨는 'LH는 없어져야 할 조직임. 아무도 처벌 조차 받지 않음'이라는 다른 이용자 글에는 "잘못을 했어야 처벌을 받지. 전 직원 재산공개도 억울한데 말이지"라는 글을 남겼고, 'LH 해체해야 한다'는 글에는 "고마워 좀만 힘내줘"라는 비아냥 댓글을 남겼다.

B씨는 또 '공공분양은 걸러야 하나'라는 글에는 "1군 건설사로 분양받으시는 게 답"이라고 했다.

B씨는 LH직원으로 추정된다. 블라인드는 직장에서 사용하는 이메일로 인증받아야 가입이 가능하다. B씨 아이디 옆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라고 적혀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LH 직원인 셈이다.

현재 B씨가 작성한 글의 일부가 삭제된 상태다.

이 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LH 측은 "내부 인식과 상반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LH는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관련 댓글과 달리 LH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해당 단지 건축물 안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을 실시하여 단지 전체의 구조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주예정 고객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으로 정밀안전진단 설명회 개최 및 추가 안내문 배포 등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익명성에 기반한 부적절한 게시물에 대해 적극 대응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LH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댓글이 게시돼 국민과 입주예정자들에게 실망감을 드렸다"며 "블라인드 운영 구조상 현직 외에도 퇴직자의 계정이 유지되고 아이디 판매·구입이 가능해 LH 직원으로 단정할 수는 없으나 수사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엄중한 사안에 대해 공공기관 직원이 가져야할 자세를 망각한 내용의 댓글로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직원 교육 등 내부 통제 강화를 통해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