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입적 칠장사 감식…CCTV에 하얀 통 든 모습 찍혀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화재 원인 규명 감식
CCTV, 외부인 출입 없어…자승스님 인화성 물질 추정 담긴 통 든 모습도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이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 발생한 화재로 자승스님(69)이 입적한 사고와 관련해 5시간여 동안 합동감식을 벌였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10여 명은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4시 30분께까지 5시간 30분가량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합동감식은 화재로 무너진 칠장사 내 스님 숙소(요사채) 잔해를 치우고 바닥 부분에 인화물질이 있는지, 전기적 문제가 있었는지 등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정밀 감정을 진행할 일부 잔해도 수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살펴 발화 원인과 불이 번진 경로 등 전반적인 화재 경위를 확인했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칠장사 폐쇄회로(CC)TV 확인과 관계자 진술, 유족 진술, 자승스님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사망자가 자승스님이 맞다고 잠정 확인했다.

아울러 CCTV를 통해 화재 당시 요사채에 다른 스님 등 외부인 출입이 없었던 점과 자승스님이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하얀색 플라스틱 통 2개를 들고 들어가는 모습도 파악했다.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고 시점 사찰 내 다른 곳에 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자승스님 신원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DNA 감정과 자승스님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2장 분량 메모에 대해 필적 감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자승스님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고 적혀있다. 또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6시 50분께 칠장사 내 스님이 머무는 숙소인 요사채에 불이 나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자승스님은 사고 당일 칠장사에 방문, 요사채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이자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다.

조계종은 30일 자승스님이 소신공양(燒身供養)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조계종 대변인 우봉스님은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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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