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서울지부 "서울 초등학교 비품 38%, 유해물질 '위험' 수준"

"기준치 최대 500배 달하는 고농도 납 검출돼"
"유해물질 실태조사 등 담당할 센터 설치 필요"

서울 15개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비품 38%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결과를 5일 공개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시민단체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과 함께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0월 11일에서 18일까지 7일 간 서울 15개 초등학교에서 유해물질 안전성 조사를 벌였다.

연구진은 교실의 칠판과 게시판, 체육관의 충격보호대, 도서관의 소파 등 총 81개 제품을 대상으로 납·카드뮴·브롬·염소 등의 농도를 측정했다.

유해물질 농도에 따라 안전·주의·위험 세단계로 구분했고 납은 100ppm, 카드뮴은 75ppm 이상 들어있으면 ‘위험’으로 분류했다. 이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상 유해물질 공통안전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 초등학교 비품 38.3%(31개)는 유해물질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에 해당하는 제품은 칠판(64.3%)이 가장 많았다. 충격보호대(57.1%), 게시판(30%), 소파(24.2%)가 뒤를 이었다.

특히 교실에서 사용하는 칠판 14개 중 9개는 납이 152ppm에서 최대 5만100ppm 수준으로 검출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상 기준치(100ppm)의 최대 501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환경미화용 게시판은 6개 제품에서 납이 127ppm에서 2763ppm 수준으로 검출돼 기준치를 최대 27.6배 초과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체육관에 설치된 충격보호대는 14개 모두 납이 214ppm에서 1만4300ppm 수준으로 검출됐다.

도서관의 소파는 33개 중 8개(24.2%)가 '위험' 판단을 받았다. 이 중 5개 소파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450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문제 제품에 공통적으로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이 사용됐고 고농도의 납이 함유돼있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유해물질을 초기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이와 관련해 법적 규제가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교 교육환경 유해물질 예방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지만 이행방안 후속조치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교육 현장의 유해물질 실태조사 등을 담당할 안전한 학교용품 지원센터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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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