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만으로 못 푼다…수능 수학에 '교육과정 밖' 킬러 6개"

46개 문항 중 13.04%…'정답률 1.4%' 22번 포함
"22번, 대학 수준…고교 개념만으로는 못 푼다"
강민정 "교육과정 내 수능 출제, 법적 규제해야"

지난달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소위 '킬러문항'이 6개나 출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강민정 의원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6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46개 문항 중 6개(13.04%)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현직 교사 14명, 교육과정 전문가 2명과 함께 수능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 간 분석을 실시한 결과, 공통과목 14번·15번·22번과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28번, '기하' 30번이 킬러문항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 학습 요소를 벗어났거나(공통 15번, '미적분' 28번),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거나('확률과 통계' 30번, '기하' 30번), 대학과정의 내용이 포함됐다는(공통 22번) 등 이유에서다.


특히 EBSi 가채점 정답률이 1.4%로 집계돼 '고난도 킬러' 논란이 지속 중인 공통 22번에 대해 최수일 사교육걱정 수학혁신교육센터장은 "교육부가 사교육 카르텔로 잡은 몇 개 입시학원 교재에만 나올 수 있는 문항"이라며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만으로는 풀이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22번에 대해 "대학과정에서 다루는 함수방정식에 준하는 부등식을 제시했다"며 "학생들은 주어진 조건을 해석하는데 극도의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올해 수능에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했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 과정에서 별도의 킬러문항 검토단까지 신설해 '킬러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수능도 여전히 킬러문항이 출제됐다는 주장이다.

사교육걱정 관계자는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된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와 동일하게 수능에서 출제된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과 그 출제 근거를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의원들은 킬러문항을 없애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수능 제도 개선과 입법을 제시했다. 대입에서 학생들을 줄세우기 위해 상대평가로 실시 중인 현행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을 시험에 출제하면 안 된다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규제법) 적용 대상에 수능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이 같은 선행교육규제법 개정안을 발의한 강민정 의원은 "한쪽에서 대통령은 킬러문항 없는 수능을 내라고 하면서 국민의힘은 이를 가능케 하는 입법을 반대하는 양립 불가능한 모순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강득구 의원은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를 촘촘히 줄 세워야 하는 상대평가 체제 하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킬러를 배제하고 문제를 낼 수 없다"며 "킬러문항은 없지만 변별력은 있다는 말은 누가 봐도 언어형용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능 시험에 출제되는 모든 문제를 고교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으로 구성하고 수능 출제위원 구성과 출제 방식을 재검토해 출제의 방향성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