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직장 찾아가 흉기 난동 30대, 항소심도 징역 15년

헤어진 여자 친구를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자 직장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17일 오후 살인미수,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심신 미약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며 충동조절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제반 기록을 살펴보면 정상적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결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주장한 양형 부당도 달리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요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으나, A씨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통해서도 A씨의 재범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청구는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반성하고 앞으로 숨어서 살겠다고 재판부에 명확히 밝힌 만큼 그 약속을 믿어보겠다"며 "형을 마친 다음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없길 바라고, 그런 위험이 있을 때는 추가적인 집행을 통해 전자장치 부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2일 오후 4시 55분께 부산에 있는 전 여자 친구 B(30대)씨의 직장을 찾아가 B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친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이를 제지하던 B씨의 직장동료 C(30대)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B씨와 이별한 뒤 B씨의 주거지나 직장에 찾아가거나, 지속해서 연락하는 등 지속적·반복적 스토킹 범행을 저질렀다.

B씨의 신고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자 A씨는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씨는 한 달 이상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C씨도 2주간 병원 치료받은 뒤 트라우마로 직장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8월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헤어짐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B씨에게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B씨를 찾아가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B씨를 살해하려 했다"면서 "B씨의 비명에 달려나 온 많은 직장 동료들이 지켜보는 데도 A씨는 B씨를 재차 흉기로 찌르려고 하는 등 범행은 매우 대담하고 잔인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또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다행히 살인미수 범행이 미수에 그쳐 사망이라는 결과에까지 이르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떤 경우에도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로, 이를 침해하려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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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