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공개…입국 탈북민 196명, 전년比 3배↑
탈북 이유 '식량난'보다 '北체제 싫어서' 더 많아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은 총 196명이며 이 중 소위 '엘리트 계층'은 10여 명으로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통일부는 18일 이같은 2023년 탈북민 입국 인원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입국한 탈북민 중 여성이 164명(83.7%), 남성이 32명(16.3%)이었다.
전년의 67명보다 약 3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29명과 비교하면 85% 수준이다. 누적 입국 인원은 3만4078명(남성 9542명, 여성 2만4536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제3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다 입국한 경우로,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중국·동남아 등 대부분 나라에서 국경을 넘나들기가 수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0~2022년 3년간 없었던 동·서 해상 탈북이 총 2건 있었다. 지난해 5월6일 9명, 10월24일 4명 등 13명이 가족 단위로 귀순한 것인데, 탈북 루트의 다양화는 북한 내부 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게 통일부 측 분석이다.
출신 지역은 양강도·함경도 등 북중 접경지역이 70%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은 평양 출신도 25명(12.8%)이나 됐다. 이는 지금까지의 평양 출신 탈북민 비율인 2.5%를 크게 웃돈다.
학력은 중·고등학교 졸업이 72%, 직업은 노동자·주부·농장원이 74%로 많은 편이었다.
2030 젊은 세대와 엘리트 계층의 탈북 증가도 눈에 띈다.
탈북민의 절반이 넘는 99명(50.5%)이 2030 세대였다. 엘리트 계층은 10여 명으로,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통일부는 전했다.
엘리트 계층은 통일부 장관이 보호 여부를 결정한 후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는 일반적인 탈북민과는 달리 '북한이탈민보호법'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정보원장의 보호 결정으로 별도의 시설에서 정착 교육을 받는다. 외교관, 해외주재원, 유학생 등을 통칭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변 보호를 위해 엘리트 계층의 탈북자 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 "이들은 해외에서의 장기 체류와 그 과정에서 자유 세계를 경험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전했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3년 탈북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북 동기로 '북한 체제가 싫어서'가 22.6%로 '식량 부족'(21.4%)보다 높았다. 2020년 조사 당시 '식량 부족'이라는 비율이 22.8%로 '북한 체제가 싫어서'(20.5%)보다 높았던 데서 바뀐 것이다.
이 당국자는 "최근 조사에서는 북한 체제가 싫어서 탈북했다는 비율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데 북한 내 MZ세대의 인식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향후 북중 국경을 개방해나갈 경우 국경을 통한 탈북자가 점진적으로 증가될 가능성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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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