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된 가족 생사 확인해달라"…강제북송 피해자 한맺힌 호소

통일부, 유엔 '中인권검토' 앞두고 인권침해 증언 청취

"북송된 가족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달라."

강제북송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은 18일 통일부 초청으로 강제북송 실태와 인권 침해 피해를 증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오는 23일 유엔이 중국의 인권 상황을 포괄 점검하는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개최를 앞두고 열린 것이다.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최민경 북한감금피해자가족회 대표, 김태훈 (사)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 대표,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대표 및 피해자 가족 3명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강제송환 과정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한 인권 침해 실상을 증언하면서 강제송환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들의 생사를 하루 빨리 확인하기를 염원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중국 정부가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등 국제법을 준수해 탈북민 강제북송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제사회가 각별히 관심을 가져줄 것도 요청했다.

지난 2007년 탈북 후 강제북송돼 회령시 보위부에 수감됐던 이소연 대표는 수감 기간 중 중국에서 임신한 여성이 구타로 아이를 유산하고 젊은 여성이 계호원(경비요원)에게 수시로 성폭행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4번의 강제북송 경험이 있는 최민경 대표는 회령 전거리 12호 여자교화소에서 몸무게가 27㎏까지 감소해 시체실에 버려졌으나 겨우 살아남았다고 증언했다.

북한 주민의 생사를 건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에 출연했던 강제북송 피해자 가족인 우모씨는 남동생의 처가 지난해 9~10월 사이 중국 백산 구류장에서 북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탈북민 지모씨는 두 차례의 강제북송을 당한 경험이 있음을 밝히며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그 당시 몽둥이로 맞은 다리에 오목한 자국이 남아있다고 했다. 지씨는 2010년 1차 탈북 당시 중국 사복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금된 후 70일 동안 단 1회의 세수만 할 수 있었고, 2차 탈북 시에도 중국 군인에게 체포돼 12일 만에 북송된 후 보위부 집결소에서 50여 일간 고문을 받았으며 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개천교화소에 수감됐었다.

이한별 대표는 자신의 오빠가 2009년 1월19일 강제북송돼 양강도 혜산시에 있는 도 보위부에 구금됐으며, 이후 국가반역죄 판결을 받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고 아직까지 생사 여부를 모르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 이모씨는 아들이 17살이 되던 2010년 6월 중국 곤명에서 중국 공안에 잡혀 15일 만에 신의주로 강제북송 됐으며, 양강도 보위부로 이송돼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된 후 지금까지 생사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강종석 통일부 인권인도실장은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은 국제인권규범에 위배되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서 탈북민의 강제북송 방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