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장학할머니' 신언임 여사 영면…전재산 51억원 기탁

충북대서 영결식, 유족 등 100여명 숭고한 마음 기려

행상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을 충북대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신언임 여사가 별세했다. 향년 91.

충북대는 22일 대학본부 대강당에서 고창섭 충북대 총장, 유족, 교직원, 재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을 했다. 신 여사는 신부전증으로 투병하다가 지난 19일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청주의 구두쇠 할머니’로 소문날 정도로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며 억척같이 재산을 모았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빈농의 1남8녀 중 다섯째 딸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남보다 4년 늦게 국민학교에 입학, 18세에 겨우 졸업했다.

전매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22세에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온갖 설움을 받았다고 한다.

배우지 못했다는 데서 비롯된 학구열, 자식을 두지 못한 아쉬움으로 충북대 학생을 아들딸로 여기며 전 재산 51억3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1993년 6월 충북대에 청주 남문로 소재 30억원 상당 3층짜리 건물, 2011년 9월에는 현금 10억3000만원을 기탁했다. 2018년 12월에는 청주 북문로 소재 8억원 상당 건물을 기증했다.

충북대는 고인의 이름을 딴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신언임 로스쿨장학금'을 제정해 연간 10명에게 5000여만원을 주고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함영규(행정학과 90학번)씨, 이민섭 학생(물리학과 19학번)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민섭씨는 “누구보다 나누는 행복을 알고 그 뜻을 펼치는 데 한 점 망설임이 없었던 여사의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겠다"면서 "평안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100명 이상의 장학생을 자식처럼 아끼고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게 응원해 준 고인의 뜻을 마음에 품고 항상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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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