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50㎝ 눈 제주, 빙판길 사고·항공기 결항 잇따라

산지 제외 대설특보 해제…강풍·풍랑 유지
22일부터 낙상, 교통사고 52건, 30명 이송
항공기 400여편 결항에 체류객 2만여명

나흘간 50㎝ 넘는 눈이 내린 제주에서 눈길 사고와 항공기·여객선 결항이 속출했다.

2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산지를 제외한 중산간과 해안 지역에 내려진 대설주의보가 순차적으로 모두 해제됐다.



남부와 추자도를 제외한 곳에서는 여전히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남부 연안을 제외한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잡혀있다.

지난 21일부터 산지를 중심으로 50㎝가량의 눈이 내렸다. 오후 4시 기준 산지 적설량은 ▲사제비 57.3㎝ ▲삼각봉 47.7㎝ ▲어리목 48.6㎝ ▲남벽 10.6㎝ ▲생태숲 22.6㎝ 등이다.

많은 눈이 내린데다 강풍까지 동반돼 도내 곳곳에서는 빙판길로 인한 교통사고, 낙상환자가 속출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2일 오전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총 52건의 눈길 사고가 발생했다. 사흘간 7건의 눈길 교통사고를 비롯해 28건의 낙상사고로 최소 30명이 부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도내 곳곳에서 전신주·신호등 기울어짐, 나무 쓰러짐·건물 외벽 떨어짐 등 강풍에 의한 피해도 잇따르면서 소방당국의 안전 조치가 이어졌다. 도내 의용소방대 74개대 2200여명은 보행자 통행이 많은 인도와 마을 안길 위주로 제설 작업을 실시했다.

대설, 강풍주의보와 함께 급변풍(윈드시어)특보까지 내려진 제주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결항이 잇따랐다. 22일 밤부터 출발 항공기가 결항된 것을 시작해 23일에는 출·도착 항공기 400여편이 뜨지 못해 사실상 공항이 폐쇄됐다. 체류객도 2만여명으로 추정됐다.


다행히 이날 오전부터 날씨가 풀리면서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다. 330명이 탑승 가능한 대형항공기 등이 투입되면서 체류객 대부분이 제주를 빠져나갔다. 오후 3시 기준 제주공항 운항 항공기 498편 중 210편이 운항됐다.

뱃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22일부터 대부분의 여객선이 강풍을 동반한 높은 파도로 인해 결항됐다. 이날 제주항 2부두에서는 오후 4시30분 녹동행 여객선을 제외한 모든 여객선 운항 계획이 취소됐다. 국제항(7부두)에서는 오전 7시20분과 오후 7시30분 완도행 여객선이 지연 운항됐다.

기상청은 25일까지 산지를 중심으로 초속 20m 내외의 강한 바람과 함꼐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비 또는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겠고, 쌓인 눈으로 인해 도로가 매우 미끄럽겠다"며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예상되니,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 운행하고, 보행자는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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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