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 발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0.6% 줄어든 56.4㎏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또 줄어 39년째 감소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가정에서 쌀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떡, 주정, 조리식품 등의 원료로 소비되는 양은 큰 폭으로 늘어나 쌀 가공산업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양곡년도(2022년 11월1일~2023년 10월31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0.6%(0.3㎏) 줄어든 56.4㎏으로 집계됐다.
1984년(130.1㎏) 이후 39년 연속 감소하며 1963년(105.5㎏)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90년대 들어 빠르게 줄었고, 1998년 100㎏(99.2㎏)을 밑돌기 시작해 2019년부터는 50㎏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전년 대비 감소율은 0.6%로 2022년(0.4%)보다 다소 커졌지만 2019년(-3.0%), 2020년(-2.5%), 2021년(-1.4%)과 비교하면 둔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도 154.6g으로 전년보다 0.6%(0.9g)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즉석밥 보통 크기가 200~210g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하루에 즉석밥 한 개 분량도 채 먹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970년 373.7g으로 정점을 찍은 뒤 1990년대 들어 200g대로 줄었다. 2010년에는 200g(199.6g) 밑으로 떨어진 뒤로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
쌀을 비롯해 보리쌀, 밀가루, 잡곡 등 기타 양곡을 합친 전체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64.6㎏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감소폭은 최저 수준이다.
전체 양곡 소비량 중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87.3%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p) 줄었다. 기타 양곡 소비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2.7%로 전년보다 늘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줄었지만 각종 가공식품 원재료로 사업체 부문에서 연간 소비하는 쌀의 양은 81만7122t으로 전년(69만1422t)보다 18.2% 증가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60만t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이 급증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떡류 제조업이 21만4041t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정 제조업은 19만7102t으로 전년보다 61.9% 늘어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떡류는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과 함께 행사 등이 증가하고, 떡볶이 열풍으로 떡볶이떡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식 수요가 늘면서 면류 및 유사식품 제조업(-13.6%)과 식사용 가공처리 조리식품 제조업 (-10.0%) 수요는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발표한 '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2024~2028년)'을 통해 즉석밥과 냉동김밥, 떡 등 쌀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산업을 5년 내 지금의 두 배인 17조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글루텐프리 인증과 제품개발, 판로 확충으로 관련 수출도 지난해 1억8200만 달러 수준에서 4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쌀 공급과잉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발굴하고 홍보도 강화하겠다"며 "천원의 아침밥 등 쌀 중심의 식습관 형성과 쌀 가공산업을 육성해 전후방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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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