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결국 철거…"양심이 찢겼다"

아사히신문, 전날 헬기 통해 철거 사실 확인
추도비 자리 '빈터'…콘크리트 잔해 등 수북

일본 군마현이 현립공원에 위치한 '강제동원 조선인 추도비'를 결국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군마현 다카사키시에 위치한 현립공원 '군마의 숲'에 건립됐던 조선인 추모비가 1월31일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사히는 자체 헬기를 띄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군마현은 현립공원 내 군마의 숲에 위치한 추도비 철거를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했다. 작업 순서, 철거 후 추도비가 어떻게 됐는지 정보 등은 현이 공표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오전 아사히신문이 헬기로 상공에서 현장을 확인한 결과 조선인 추모비가 있던 자리는 이미 빈 터가 돼 있었다.

주변에는 파란 시트와 철판이 깔려 있었고, 트럭과 굴삭기 등이 들어와 새로운 흙으로 메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근처에는 추도비의 토대 부분 등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콘크리트 잔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대집행 철거 대상이었던 추모비는 지름 72m의 원형 콘크리트 바탕에 비문벽과 높이 4m 정도의 금빛 탑을 형상화한 기념물을 갖추고 있었다.

대집행이 시작된 지난달 29일에는 비문벽에 붙어 있던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금속제 판과 비둘기 도판 부조, 건립의 뜻을 담은 금속제 비문 등 3점이 떼어져 현지 시민단체 '추도비를지키는모임' 측에 반납됐다. 다음날인 30일에도 삼엄한 경계 속에 철거 공사가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추도비가 완전히 철거된 사실을 확인한 '추도비를지키는모임' 측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양심이 갈기갈기 찢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군마현은 당초 2월11일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철거 비용 약 3000만엔은 추도비 설치 측 시민단체에 청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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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