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도 무기징역, '또래살인' 정유정…선고후 얼굴 찡그려

항소심 재판부 "영구 격리해 재범 방지"
"개선·개화 가능성 없다고 단정 어려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선고"

지난해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4)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판사 이재욱)는 27일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력감과 분노 등의 충동과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서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비정상적인 욕구가 합쳐져서 결론적으로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신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20대의 젊은 여성 피해자를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시신까지 훼손·유기하는 등 그 과정에서 잔혹성이 드러났다. 이는 다른 살인 범죄에 비해 더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는 무엇보다도 평온하고 안전해야 할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고인이 저지른 잔혹한 범행으로 생명을 잃게 됐다"며 "피해자 유족은 허망하게 자녀 또는 언니를 잃게 돼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겪고 있다. 그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방법으로 피고인에 대한 극형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평탄하지 못한 성장 환경이 이 사건 범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관해 피고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 이 사건 범행 이전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비록 성장 과정이 어렵다는 점을 이 사건 범행의 정당화 수단으로 삼을 수는 없겠지만 피고인에게 개선과 개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단 피고인으로 하여금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된 상태에서 자유가 박탈된 수감생활을 하도록 해 재범을 방지하는 한편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참회하며 피해자와 그 유족들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피고인에게 살인 이외에 가장 강한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정유정은 판결을 듣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상의의 아랫단을 꼭 잡고 있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에는 찡그린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유정에게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등을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해 5월26일 오후 5시41분께 중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A(20대)씨의 집에 들어간 뒤 가져온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A씨를 10분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유정은 A씨를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같은날 오후 6시1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다음날 오전 1시 12분께 A씨의 시신 일부를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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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