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속 동아대병원 의료진, 폐렴환자 직접 이송해 살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곳곳에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전원에 어려움을 겪던 60대 폐렴 환자가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4일 동아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5시34분께 부산의 한 종합병원이 폐렴 환자 A(69)씨를 동아대병원으로 전원할 수 있는 지 문의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해당 종합병원에 입원한 A씨는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빠르게 악화돼 상급병원인 동아대병원에 전원을 요청한 것이다.

당시 연락을 받았던 이동현 동아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비교적 젊고, 인공심폐장치인 '에크모 시술'을 한 뒤 치료를 받으면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전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A씨의 상태가 위중해 에크모 삽입을 한 뒤에야 이송할 수 있었다.

에크모 치료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은 통상 상급종합병원 정도에서만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아대병원은 조상용 순환기내과 교수와 의료진이 직접 해당 병원에 가서 에크모 시술을 하고 이송해 오기로 결정했다.

A씨의 긴급 이송 작전은 약 3시간 만인 오후 8시11분께 A씨가 탄 구급차가 동아대병원에 도착하면서 마무리됐다.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정진우 교수와 중환자의학과 한미호 교수,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중환자실의 의료진이 모두 힘을 합쳐 A씨의 이송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지난 1일 에크모를 제거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상용 교수는 "마침 우리 병원이 여건이 돼 전원을 결정했을 뿐인데 주목받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서 "'응급실 뺑뺑이'라는 아쉬운 표현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일부러 환자를 안 보려고 거부하고 응급실 뺑뺑이를 돌게 하는 의사는 없다고 본다. A씨가 의료진의 노력으로 무사히 치료받아서 다행"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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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