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개통폰 사기 조직 총책 A씨 등 2명 구속 송치
개통대금 및 869대 가개통폰 판매금액 챙겨
주범 2명 휴대폰깡·부동산대출 실형 전과
부동산 작업대출을 빙자해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휴대전화 단말기와 유심 팔아넘기고 할부금은 명의자에게 떠넘기는 등의 수법으로 15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명 '가개통폰' 사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8일 사기 등의 혐의로 가개통폰 사기 조직 총책 A(40대)씨와 모집총책 B(40대)씨 등 2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장물업자 C(30대)씨와 모집책 등 1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명의를 대여한 72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서 지역의 모집책들을 동원해 총 319명의 명의로 896대의 가개통폰을 개설해 중고폰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단말기 할부대금으로 명의자에게 떠넘기거나 통신사로부터 개통 수당 등을 받는 등 총 15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20년께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세사업자 등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접근해 "매매가 안되는 건물을 임대해 500만~1000만원 상당의 전세대출을 받아 주겠다. 대출 시 본인 인증을 위해 휴대전화 개통이 필요하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휴대전화 개통을 유도했다.
이어 이들은 휴대전화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통신사에 제출해 정상적인 사용자인 것처럼 가입하고, 할부로 구입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전화를 받은 뒤 휴대전화 단말기를 중고폰 거래업자인 C씨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휴대전화 유심칩을 판매하고 다른 휴대전화에 꽂아서 일정기간 통화량을 발생토록 해 통신사의 의심을 피해왔고, 유심칩들은 대포폰 등 범죄에 악용됐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명의자들에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장, 휴대전화 개통 사실 확인서 등을 받아 수사기관 및 통신사의 단속에 대비했으며, 일부 명의자들에게는 부동산 작업대출 진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해주겠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150만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명의자와 개통업자가 공모관계에 있는 일반적인 '휴대폰깡' 범행과 달리 명의자가 허위의 전세계약서로 은행에 담보를 받아 대출을 받는 불법 대출이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능적인 수법이 사용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 범행은 전국적인 규모로 '휴대폰깡' 범죄를 저질러 실형 전과가 있는 A씨와 '작업대출'로 실형 전과가 있는 B씨가 각자의 전공 분야를 살려 범행을 기획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으로 사금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상대로 각종 사기 범죄가 기승하고 있다"며 "특히 자신의 명의를 휴대전화 개통에 제공하는 경우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