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을 은닉하거나 조세 포탈 등에 쓰일 대포 통장을 거래한 30명이 모두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을, 의사 B(47)씨 등 2명에는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7명에게 각기 벌금 500만~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타인 명의의 금융계좌 접근 매체인 계좌번호, OTP(일회용 비밀번호) 카드, 공인인증서와 인증서 비밀번호가 저장된 휴대용저장장치(USB) 등을 제공하거나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1년부터 1년여간 이른바 '대포통장'의 모집책으로부터 대가를 약속받고 자신 명의의 금융계좌 접근 매체를 넘겨주고 다른 4명 명의의 18개 계좌의 각 접근매체를 넘겨받거나 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을 빼돌린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넘겨주고 받은 '대포통장'은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이 범죄 수익으로 벌어들인 도박금을 빼돌리거나 숨기는 이른바 '돈 세탁'에 또다시 악용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들로부터 월 80만~180만원의 대가를 약속받고 자신 또는 부모 명의로 개설한 계좌의 접근매체를 넘겨줬다.
의사인 B씨 자신이 운영하는 이비인후과의원에서 허위 직원 등록을 통한 세금 탈루 목적으로 대가 20만원을 주고 다른 3명의 계좌 접근매체를 빌려 쓰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A씨는 범행의 횟수, 수법와 그로 인한 피해의 구체적인 내용에 비춰 위법성이 중하고 죄질도 상당히 불량하다"며 "이들이 주고 받은 각 접근 매체가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의 도박금 세탁 또는 의료기관의 조세포탈 등 후속 범죄에 이용된 점, 범행의 가담 정도와 시인·반성 여부, 동종 범죄 형사 처벌 전력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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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