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올해 1~3월 재직자 익명제보 받아 기획감독
37곳 중 31곳에서 101억 체불…이 중 51억은 청산완료
고의·상습체불 16곳은 사법처리…3주간 추가 신고 운영
고용노동부가 경영난을 이유로 근로자 105명에 대한 7개월분 임금 18억원을 체불한 지방 대학 등 31개 사업장에서 체불임금 101억원을 적발했다.
고용부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7개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31개 사업장에서 1845명의 근로자 임금 및 각종 수당 총 101억원의 체불임금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획감독은 지난해 12월 11월부터 12월 말까지 3주 간 운영된 익명제보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를 토대로 이뤄졌다. 체불 피해에도 신고가 힘든 재직근로자들을 위해 노동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익명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다수 근로자가 체불 피해를 호소한 37곳을 특정해 기획감독에 나섰고, 31곳에서 다수의 임금체불 사실이 확인됐다.
대표가 구속되는 등 정상적인 사업수행이 불가능해지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현직 근로자 54명의 임금 5억9000만원을 상습적으로 체불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대표적이다.
한 스타트업 기업은 외부 투자유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근로자 8명의 임금 총 1억9000만원을 체불하기도 했다.
이 두 업체를 포함한 16개 기업(체불임금 51억원)은 고의적이고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즉시 사법처리됐다.
다만 근로감독 기간 동안 청산 지도를 통해 체불임금을 청산 완료한 사업장도 있었다. 14개소, 51억원(전체 체불액의 50.5%) 상당이다.
한 지방 소재 대학교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신입생 감소 등 경영악화를 이유로 전·현직 근로자 105명의 7개월분 임금 18억원이 체불된 사실이 적발됐다. 이후 고용부가 감독에 착수하자 토지매각대금 등을 통해 체불임금을 청산하고, 명예퇴직자 60명에 대한 퇴직수당 116억원을 추가로 청산했다.
또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도 공사비 대금 등 법정 소송에 따른 채권 압류 등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근로자 146명의 임금 및 퇴직금을 13억원을 체불하고 있었으나, 근로감독 착수 뒤 전액을 지급했다.
이 밖에 15개소(체불임금 50억원)는 법령 무지나 계산 착오, 일시적 경영악화 등 체불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고용부는 시정지시 후 체불 청산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감독에서는 단순 임금체불 외에도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장시간 근로(7개소), 파견근로자 차별(1개소), 근로계약서 미작성(15개소)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사항도 다수 적발됐다.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지난해 사법처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18억원의 임금체불과 더불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85명을 대상으로 1658회에 걸쳐 연장근로 한도를 고의·상습적으로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고용부는 해당 업체를 즉시 사법처리했다.
파견근로자에게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타 서면 근로조건 명시의무 위반을 한 사업장,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거나 필수 기재사항을 누락한 사업장 등도 발견됐다.
고용부는 이 같은 기초노동질서를 포함해 임금체불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근로감독의 토대가 된 익명제보 신고센터를 오는 15일부터 내달 5일까지 3주간 추가로 운영하고, 제보 내용과 지방관서에 접수된 신고사건을 대상으로 후속 기획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근로의 정당한 대가가 무시되는 불법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재직 근로자가 없도록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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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