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15일 목포권 18일 동부권 지자체·대학 연쇄 회동
역대급 여소야대, 동·서부 총선 결과, 공모 정당성 과제로
전남도가 국립 의대 신설 방식을 기존 목포대-순천대 통합 의대에서 공모를 통한 단독 의대로 급선회한 가운데 공정성 확보와 오해 불식을 위한 동·서부권 공론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4·10 총선으로 국회권력이 재편됐고, 전남 현역의원 상당수가 물갈이된 가운데 달라진 정치 지형과 표면화된 동·서부권 간 유치 갈등, 공모의 법적 구속력 등은 전남 국립 의대 신설까지 넘어야 할 파고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이날 오후 박홍률 목포시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 등과 만나 국립 의대를 공모로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항간의 여러 소문에 대한 입장도 밝힐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노관규 순천시장, 이병운 순천대 총장을 만나 동부권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외부 용역기관 선정에 대한 방향성과 공정성 담보 방안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지난달 공식석상에서 "전남 의대 신설"을 콕 집어 언급한 뒤 '(대통령) 임기 내 신속한 진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사실상 첫 후속조치로, 전남 의대 신설의 첫 단추로도 받아들여진다.
도 관계자는 "2026학년도 설립, 정원 200명 규모라는 1차 목표 달성을 위해선 올해 안에 설립 대학, 즉 의대 입지를 결정해야 해 시간적으로 촉박해 속도감있는 공모가 필요하다"며 "대학, 지자체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로 적법한 신청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동·서부권 간 유치 경쟁은 총선을 전후로 정치권으로도 확전되고 있다.
목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재선 성공 후 첫 일정으로 목포대를 찾아 "공모는 실정법에 어긋난다"며 목포대 단독 의대 유치 협의에 나섰고, 같은 당 순천·광양·곡성·구례 김문수(갑), 권향엽(을) 당선인은 총선 전날 순천대 앞 회견에서 "순천~광양~여수를 아우르는 순천대가 전남 의대 최적합지"라고 강조했다.
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김윤·전종덕 당선인도 총선 이틀 전 "공공 의대를 공모로 선정하는 건 정치논리로, 통합보다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공모 자체를 공개 반대했다.
목포와 순천으로 한정됐던 유치전은 총선이슈로 부상하며 서·남부권과 동부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부권은 34년 간 유치전을 벌인데다 전국 유인도서의 41%가 밀집됐고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8%에 달하고 의대·병원 설립부지가 이미 확보된 점을, 동부권은 광주·전남 유일 글로컬30과 전남 산업현장 70%가 밀집됐고 전국 첫 지역완결형 공공의료 체계를 갖춘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총선 결과, 서·남부권에선 5선, 3선 등 다선 중진의원이 여럿 배출됐고 목포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목포 유치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권에선 여수 갑을 제외하고 전원 물갈이된 가운데 순천과 인연이 깊은 인요한, 천하람 후보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비례로 국회에 입성, 역대급 여소야대라는 불리한 정국 속에 순천의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 절차의 법적구속력도 해결과제다. 의대 정원 규모는 보건복지부 장관, 의대 정원 배정의 최종 결정권자는 교육부장관이어서 전남지사가 고등교육법 및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력 양성에 관한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게 쟁점이다. "공모절차에 앞서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른 절차적 정당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동·서부권을 막론하고 끊이질 않는 이유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국회권력이 재편된 가운데 의대 정원에 대한 민주당과 정부여당의 미묘한 의견차 등으로 국립 의대 신설은 더욱 복잡다단한 복합방정식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통령 공약과 지역 갈등 사이에서 전남도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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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