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 이용하면 '본인 부담금↑'…의개특위 검토

의료개혁특위, 제2차 회의서 우선 개혁 과제 검토
필수의료 수가 집중 인상…개선 항목 기준 구체화
전공의 지역·필수의료 교육 강화…수련병원 다양화
상급종합병원→전문의 중심으로…전자의뢰서 도입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전공의가 다양한 의료기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학병원부터 일차의료기관까지 포괄하는 수련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필수의료 수가도 집중적으로 인상한다. 경증환자나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의료개혁특위는 10일 오전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세부 운영계획안과 우선 개혁 과제 검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증·필수의료 분야 수가 집중 인상…우수·거점병원 육성

의료개혁특위에서는 중증·필수의료 보상 강화, 의료 공급·이용 체계 정상화, 전공의 업무 부담 완화 및 수련의 질 제고,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을 우선 개혁 과제로 꼽았다.

중증·필수의료 보상 강화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의료서비스를 이용 후 건강을 회복할수록 보상을 높인다. 또 획일적 수가 인상을 탈피, 필수의료 등 저평가 항목으로 집중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보완형 공공정책 수가는 난이도·위험도, 시급성, 진료 외 소요시간을 반영하고 기관·지역 단위 보상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필수의료에 10조원+α를 투자한다. 지금까지 1조2000억원의 투자를 확정했으며 올해 1500억원+α을 추가 투입한다.

특히 중증·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개선을 위해 개선 항목 선정 기준을 구체화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에 수가 개선이 우선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를 선별해 해당 분야 수가도 집중적으로 인상한다.

환산지수 역전으로 인한 중증·필수의료 분야 상대가치 왜곡을 시정하는 등 필수의료 기획 보상 방안도 마련한다. 환산지수 역전은 중증·필수분야 상대가치를 인상해도 최종 수가는 병원보다 의원이 높은 문제를 뜻한다.

분야별 우수·거점병원도 육성할 예정이다. 전국 단위의 최중증 우수병원은 지역 내 치료 곤란한 희귀·난치질환 중심으로, 광역 거점병원은 암 등 사망 직결 질환 치료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권역 거점 병원은 중증질환과 고난도 수술을, 포괄 종합병원은 골든타임을 요구하는 중증·응급질환을 맡게 된다.

아울러 경증 질환 치료, 만성질환 관리, 질병 예방 등을 위한 일차의료 기능 및 역할을 정립해 강화된 일차의료 모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팀 기반 진료체계, 전공의 교육·수련체계, 보상 체계 등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전공의, 일차의료기관에서도 수련…지역·필수의료 교육 강화

특위에서는 국가 차원의 '전공의 수련·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수련환경 평가를 강화해 수련병원 지정 및 전공의 배정 시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현행 인턴제를 포함한 전공의 수련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4~5년의 편제 내에서 1~5년 차까지 통합수련체계를 확립하고 전공의 수련 교과과정, 지도전문의 배치 기준 등 인적·물적 기준의 전면적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 지역종합병원, 의원을 골고루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마련하고 수련 중 지역·필수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전공의 근로 시간 단축 방향도 구체화한다.

의료사고 안전망도 강화한다. 특위에서는 환자의 충분한 권리구제를 위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제도 혁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현재 논의 중인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내 환자 권익증진'과 '최선을 다한 진료 보호' 등을 조화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필수의료 진료과 중심으로 의료사고 보험료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피해자 소통과 상담, 의료기관 안전 관리를 지원할 공공 인프라 '의료기관 안전공제회'(가칭) 설치 방안도 구체화한다.

◆3차 의료 중증·필수 진료 집중…상급종합→전문의 중심 전환

특위에서는 의료 공급·보상·평가·이용·수련체계 등을 기능과 성과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우선 3차 의료는 중증·필수 진료 기능에 집중하고 2차 의료는 포괄 종합병원·특화 강소병원·회복기 병원으로 기능을 구분해 육성한다. 일차 의료는 지속·통합적 건강관리 중심 혁신모델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기능 중심 지표를 개발해 각종 평가와 지정 및 보상에 활용하고 시범사업과 우수·거점병원 지정을 통해 대상 의료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이후 전면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과도한 병상 확장을 억제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전문의 및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에 투자하는 등 병원 운용구조를 혁신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보상 체계는 종별 가산금, 의료 질 평가 지원금, 적정성 평가 지원금을 통폐합해 종별 가산이 아닌 기능 중심 보상으로 단계적 전환한다. 평가 체계는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의료 이용이 이뤄지도록 중증도에 적합한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재정비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의료 이용이 이뤄지도록 경증환자나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에 대한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종이 의뢰서보다 의사의 명확한 소견을 포함한 전자의뢰서로 단계적 전환도 검토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방안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고 숙련된 의료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다. 또 중증 환자에게 질 높은 진료를 제공하면서 전공의는 수련을 수련 답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의료개혁특위 4개 전문위원회도 확정…국민 의견 수렴

의료개혁특위 분야별 개혁 과제를 심층 검토할 4개 전문위원회 구성도 확정했다. 전문위원회는 공급자·수요자 단체 추천 등을 받은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격주로 회의를 개최한다. 관계 부처도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4개 전문위원회는 ▲의료 인력 전문위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 ▲필수의료·공정 보상 전문위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로 나눠진다.

의료 인력 전문위에서는 전공의 업무 부담 완화 및 수련의 질 제고, 병원 인력 운영 시스템 개선,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에서는 중증도와 기능 중심 의료기관 역할 재정립 및 체질 개선, 진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을 논의한다. 필수의료 공정·충분 보상 등은 필수의료·공정 보상 전문위에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쟁점 검토 등은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에서 다루게 된다.

논의 내용과 결과는 위원회 사후 브리핑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토론회, 공청회, 국민제안 등 국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과 의료계의 의견도 수렴한다.

노연홍 위원장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한 개혁 과제 논의의 장이자 그간 켜켜이 쌓인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기구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개혁과 관련한 정부-의료계-국민 간 신뢰 형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우선 개혁 과제를 신속히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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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