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 모친 정차순 여사, 17일 별세
우상호 등 민주 의원 20여명·김동연 조문
조국 "어무이 이렇게 가셨습니까" 애도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17일 별세하면서 정치권에서도 고인을 향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정 여사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엔 추모객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인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강선우·강민정·김승원·김용민·김주영·김한정·박용진·박홍근·송갑석·우원식·이수진(비례)·이용우·전재수·전해철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20여 명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지자체장도 고인을 추모했고, 여권에선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윤희숙 전 의원 등이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가장 먼서 빈소로 달려온 우상호 의원은 조문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고인과) 가족처럼, 한 식구처럼 지냈다"며 "항상 자식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 짓던 모습을 아니까 이한열을 대신해 제일 먼저 와야겠다고 해서 첫 번째로 (조문을 왔다)"고 했다.
그는 "(고인이) 자식을 만나러 가셨으니 좋으실 것이다. 그리 보고 싶어 하셨으니까"라고 했다.
그는 "그 때도 원하지 않은 화장해서 뿌리며 울부짖던 모습들이 다 기억이 난다"며 "아버지도 가셨으니 저분들은 더 좋아하실 것"이라고 애도했다.
고 이한열 열사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우 의원은 "우리는 평생 '87'을 벗어날 수가 없다. 열사들의 죽음이 엮여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박종철, 이한열 열사도 그렇고 부모님들이 평생 강고한 투사로 사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 가족이 하늘에서 만났다"고 덧붙였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이학영 의원도 빈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그 때 같이 민주화 운동을 했으니 고생하신 어머님 생각이 나서 왔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은 "박종철 열사의 희생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이만큼 성장한 것"이라며 "오랜 세월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분투해온 사람들의 체화된 언어, 표정, 눈빛을 (유가족들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민주유공자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사망자·부상자, 가족 또는 유가족을 예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이 통과되면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은 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법안은 여당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우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내 '민주유공자법'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유공자법 처리를 이번에 하기로 약속했다. (법안을 처리할) 날짜는 잡았다"며 "그것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국가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과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분들을 민주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민정 의원은 "박종철 열사 어머니나 이한열 열사 어머니나 민주유공자법 통과를 보고 싶다며 마지막까지 그것을 관철시키려고 국회 앞에서 그 노고를 겪으시고 풍찬노숙의 농성을 하셨던 분들 아니었냐"며 "살아계실 때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가셔야 되는데 못 보고 가셔서 그게 참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선 어머님들이 관철하려고 했던 민주유공자법이 반드시 통과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빈소를 찾지 못한 정치권 인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우리 종철이의 꿈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어무이 이렇게 가셨습니까"라고 적었다. 조 대표는 박 열사의 부산 혜광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2년 선배다.
조 대표는 "종철이가 추구했던 꿈, 잊지 않고 있다"며 "종철이에 비해 한계와 흠결이 많은 저지만,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가 폭력에 자식을 잃고 그 상처 속에 아파하며 아들을 그리워하셨던 고인을 애도하며 영면을 기원한다"며 고인을 기렸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민주주의가 박종철 열사와 같은 분들의 희생과 정차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 고통으로 이뤄졌음을 잊지 않겠다"며 "고인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했다.
정 여사는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고 박 열사 모친이다. 고인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발인은 오는 19일 금요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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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