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에서 의대 증원을 두고 대학과 의료계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대학에 배분한 의과대학 정원을 최대 50% 범위에서 줄여서 뽑을 수 있도록 허용했음에도 의료계는 현실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북대학교는 정원 확대를 반영할 학칙 개정 절차에 착수했지만 의대 교수진을 포함, 구성원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진통이 예상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종 대학 모집 정원 확정 기한'에 대해 이달 말까지는 대학별로 모집 정원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정원 조정에 필요한 학칙 개정이 끝나지 않았어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대교협에 제출하면 조건부 승인해주기로 했다.
내년도 대입 의대 정원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던 국립대 중 한 곳인 충북대는 정원 증원분의 최소치(50%)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의대 정원 수요조사에서 현 정원의 5배 수준인 250명을 제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보 후퇴한 셈이지만 학내 갈등은 수습되지 않는 분위기다.
의대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도 증원 재검토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제출한 사직서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최근 임시총회에서 고창섭 충북대 총장과 의견을 나눴던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교수진은 증원 최저치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대학의 인적 자원과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10~25% 수준인 70~80명 정원이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충북대 의대생 168명은 소송전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 고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 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재학생과 대학 간에 '재학'이라는 일종의 계약이 체결됐다며 대학 측이 동의 없이 입학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증원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권자(학생)와 채무자(대학) 간 재학계약이란 사법상 계약이 체결됐지만 채무자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채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결정을 내려 학습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충북대는 다음 주 충북도와 민간단체, 비대위원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정확한 증원 규모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후 내달 8일 교무회의에서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 대교협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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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