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노동자 5명 숨진 롯데건설, 올해 최악 산재사망 기업"

민주노총 등 '최악의 산재 사망사고 기업 선정식' 개최
롯데건설 불명예…사망자 하청 노동자, 대부분 추락사
한화·현대건설…DL이앤씨·중흥토건·현대삼호중공업도
'특별상'에 우아한청년들·검찰…"이름 공개, 처벌 촉구"

노동계가 올해 '최악의 산재 사망사고 기업'으로 지난해 5명의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롯데건설'을 선정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4 최악의 산재 사망사고 기업 선정식'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속적인 노동자 사망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직전 해에 가장 많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해당 기업 선정은 고용노동부의 '2023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그 결과, 올해 최악의 산재 사망사고 기업에는 롯데건설이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건의 사고로 노동자 5명이 숨져 사망자 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들은 모두 하청 노동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재 사망사고 기업 선정식은 원청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기 위해 하청에서 일어난 사망사고까지 합산하고 있다.

주요 사고를 보면 지난해 2월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선 철거 작업 중 하청 노동자가 지지대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다. 같은 해 9월에는 경기도 광명에서 크레인 와이어 정비 중 노동자가 19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5명 중 4명이 추락사였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10월 롯데건설의 전국 모든 현장을 감독하기도 했지만, 다음 달 다시 추락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제 감독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전에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2006년 6위(6명 사망), 2012년 2위(7명 사망), 2014년 5위(6명 사망), 2020년 4위(4명 사망)에 선정된 바 있다.

공동 2위는 추락 등으로 하청 노동자가 각각 4명 숨진 한화와 현대건설이었다. 이들 기업 역시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5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일제 감독을 받았다.

공동 4위에는 각각 3명이 숨진 DL이앤씨, 중흥토건,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름을 올렸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7건의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은 중대재해 '최다' 사업장이다.

노동계는 이날 최악의 산재 사망사고 기업 외 '특별상'에 '우아한청년들'과 검찰을 꼽기도 했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해에만 8월까지 산재 인정 건수가 1273건에 달하며 산재 발생 1위 기업으로 기록됐다. 이 중 산재로 인정 받은 사망 노동자는 5명이다.

검찰의 경우 중대재해법 취지에 맞게 경영 책임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촉구하며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동계는 "노동자가 사망한 기업의 이름을 밝히는 일은 계속돼야 한다"며 "우리는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게 되는 날까지 노동자 산재 사망을 일으킨 기업을 찾아내고, 처벌을 촉구하는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계는 지난해에는 정부가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며 처음으로 산재 사망사고 기업을 선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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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